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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1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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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의장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구조조정 당시의 경험을 담아 최근 출간한 회고록 ‘뱅크 서바이벌 게임’에서 “98년말 충북·강원은행과의 합병 때 금감위에서 사퇴를 종용해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헌재(李憲宰) 당시 금감위원장이 충북은행과 강원은행의 독자생존이 불가능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과 정치인들은 당신(위 행장)이 국민의 정부와 관련이 있어 조흥은행을 봐주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있어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할 수 없다며 은근히 사임을 종용, 행장을 그만두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과거 경영진이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후임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불과 3개월 7일만에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금감위 고위당국자는 “위 행장이 정부와 맺은 양해각서(MOU)에 맞춰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해임하려고 했지만 위 행장이 사표를 내 징계를 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해임이 아닌 의원면직으로 처리됐기 때문에 나중에 위 행장이 조흥은행장으로 다시 선임될 수 있었던 것은 강요가 아니라 오히려 특혜”였다는 것.
위 의장은 또 “2000년 7월 금융파업을 막지 못한 것은 금감위의 잘못된 대처방식 때문”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금감위가 당시 문제 있는 금융기관들의 현황과 앞으로 처리방안에 대한 큰 그림을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했지만 그런 대응이 없었다는 것.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