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레인하드 회장 “트렌드 쫓아가선 훌륭한 광고안돼”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7시 44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광고 제작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DDB월드와이드의 케이트 레인하드 회장(사진). 그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초청으로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세계의 크리에이티브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한다. 방한을 앞두고 28일 본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트렌드를 따르는 것은 곧 모방하는 것”이고 말했다. “훌륭한 광고는 트렌드를 만드는 광고이지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칸 광고제, 미국 클리오 광고제, 뉴욕 광고제 등에서 최고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레인하드 회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브랜드를 키우는 광고를 만드는 사람은 ‘규칙’ 없이도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훌륭한 광고는 △실패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내가 뭘 따라야 하는가’가 아닌 ‘내가 뭘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이에 따라 이미지와 메시지, 경험을 적절히 융합해 브랜드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광고를 만들어 내는 광고회사는 규칙과 제도(Structure)보다는 개성적인 문화(Culture)가 발달해 있으며 이 속에서 제작자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트렌드’를 창조해 나간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계열사(인하우스)가 많은 국내 광고업계에 대해 그는 “한국의 독특한 상황에 대해 잘은 모른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가장 위대한 작품은 인하우스에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고의 변호사는 로펌에 속해 있거나 자기 사무실을 갖고 있는 변호사 중에서 나오며, 기업에 소속된 변호사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칸 등 국제 광고제에서 큰 상을 받은 한국업체를 보지 못한 데는 이런 이유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레인하드 회장은 “가장 즐거운 일보다 일이 더 즐겁다”는 ‘취미가 일’인 사람. 부인과 일곱 자녀, 세 손자와 함께 스키장에 가는 것을 좋아하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음악을 즐겨 듣는다. 애플사의 MP3플레이어 ‘I-Pod’는 그의 생활필수품.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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