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키다리-왕발등 특별한 분들 “남모를 고민 이젠 끝”

  • 입력 2002년 9월 12일 17시 57분


‘키다리’와 ‘왕발’을 위한 쇼핑공간이 조금씩 늘고 있다. 금강제화는 기성화에는 치수가 없는 발이 크거나 작은 사람을 위해 ‘빅 앤 스몰’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직원이 오른손에 든 구두는 310㎜로 ‘항공모함’ 수준이다. 왼손에 든 것은 230㎜짜리.
‘키다리’와 ‘왕발’을 위한 쇼핑공간이 조금씩 늘고 있다. 금강제화는 기성화에는 치수가 없는 발이 크거나 작은 사람을 위해 ‘빅 앤 스몰’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직원이 오른손에 든 구두는 310㎜로 ‘항공모함’ 수준이다. 왼손에 든 것은 230㎜짜리. <김동주기자 zoo@donga.com>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심상대씨(40)는 ‘비싼 양복’만 입는다. 와이셔츠도 1년에 두세 차례 미국 뉴욕시에 사는 처제나 친구로부터 한 번에 10장씩 ‘공수’해 온다. 이는 그가 멋쟁이여서가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큰’ 190㎝의 키 때문이다.

“백화점 매장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맞는 옷이 없다”고 심씨는 하소연한다. 어쩌다 한 벌 발견해도 소매 길이 또는 목둘레가 맞지 않는다던가, 너무 헐렁하기 일쑤다. 결국 남들보다 2배의 돈과 시간을 들여 양복을 맞춰 입거나, 일부 유명브랜드들이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준(準)맞춤양복을 찾는 수밖에 없다.

심씨처럼 체격이 너무 크거나 작아 옷이나 신발을 장만하는 데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다행히 최근 몇 년 사이 옷과 신발시장에서 소외된 이들 ‘소수’를 위한 쇼핑공간이 늘고 있다.

▽큰 옷이 많아요〓키나 허리 사이즈가 큰 사람들이 즐겨 찾는 쇼핑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관광특구. 외국인을 대상으로 해 다른 데보다 큰 치수의 옷이 상대적으로 풍성하다. 또 맞춤 매장도 곳곳에 발달해 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약 200m가량 뻗어 있는 쇼핑가 양쪽으로 수십 곳의 큰 옷 매장들이 있다”고 말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만큼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게 좋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녹사평역에 내리거나 버스 23번, 81번, 78-3번, 79-1번 등이 이태원을 지난다.

인터넷에도 특이체형을 위한 쇼핑몰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e현대백화점(www.ehyundai.com)은 최근 ‘빅 사이즈 전문매장’을 열었다. 속옷에서부터 바지, 셔츠, 재킷, 액세서리까지 100여 품목을 팔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여성들을 위한 10여종의 빅 사이즈 정장을 10만∼13만원에 내놨다. 허리치수가 30인치에서 46인치, 키가 185㎝에서 2m인 사람을 위한 제품들이다.

이 밖에도 엑스사이즈(www.xsize.co.kr)와 사이즈7799(www.size7799.com), 졸리씨(www.jollysea.com), 빅투빅(www.big2big.co.kr), 바그다드위즈(www.bagdadwiz.com) 등은 88사이즈(허리 32인치) 이상의 여자 옷 등 큰 옷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조각배’에서 ‘항공모함’까지 온갖 크기의 구두가 있어요〓대량 생산되는 구두는 여성용은 225∼250㎜, 남성용은 255∼275㎜가 대부분. 발의 크기가 이 범주 안에 들지 못하는 이들은 신발을 맞출 수밖에 없다.

금강제화의 ‘빅 앤드 스몰’ 매장은 특이치수 제화매장으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곳. 서울 명동(02-753-9411∼3)과 광화문(02-736-5880) 두 곳에 있다.

이 매장은 금강제화의 남녀 정장화는 물론 랜드로바, 버팔로 등의 캐주얼화, 운동화 등 여러 브랜드를 남성용은 230㎜에서 300㎜, 여성용은 210㎜에서 260㎜까지 갖춰 놓았다. 가격도 10만원대로 금강제화의 같은 모델 상품과 가격 차이가 없다.

특히 이 매장은 45인치용 벨트, 발 크기가 290㎜인 사람이 신을 수 있는 양말 등 신발 외에도 크거나 작은 이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이 매장을 통해 2만여명이 신발을 구입했다.

또 요즘 백화점 구두매장에서는 여자 구두는 210, 215 혹은 260㎜ 정도까지, 남자 구두도 285㎜까지 만들어준다. 300㎜ 이상은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본점, 신촌점, 무역센터점에 있는 ‘마리오 파조티’ 매장에서 만들 수 있다. 같은 디자인에서 2만원만 추가하면 된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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