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협특집]中 하늘은 ‘황금알’

  • 입력 2002년 5월 27일 17시 49분



중국으로 가는 ‘하늘길’을 장악하기 위한 한국 항공사간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신규 노선에 경쟁적으로 취항하면서 기존 노선의 운항 편수도 크게 늘리고 있다.

항공업계는 중국 항공시장이 지난해까지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월드컵을 계기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7개 노선 신설〓대한항공은 이달 초순 인천∼지난, 대구∼옌타이, 인천∼샤먼, 인천∼옌지 등 4개 노선을 새로 개설했다. 이어 24일에는 광주(光州)∼상하이 노선에도 비행기를 띄웠다.

아시아나항공은 11일 인천∼항저우 노선에 취항한데 이어 다음달 18일 부산∼선양 노선을 신설할 예정이다.

한국 비행기가 중국 노선에 처음 취항한 것은 1989년. 대한항공은 그 해 8월 서울∼상하이 노선에 부정기적으로 운항하기 시작했다.

정기노선이 생긴 것은 92년 8월 한중수교 이후 2년여가 지난 94년 12월. 대한항공은 서울∼베이징, 서울∼선양, 서울∼칭다오, 서울∼톈진 등 4개 노선에 동시 취항했다. 이어 96년에 부산∼상하이, 97년에 산야∼서울, 99년에 제주∼베이징, 2001년에 부산∼칭다오, 인천∼쿤밍, 인천∼우한 노선을 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94년 12월 서울∼베이징과 서울∼상하이 노선을 시작으로 98년 서울∼창춘, 서울∼하얼빈, 서울∼광저우, 서울∼옌타이, 2000년 서울∼시안, 서울∼구이린, 서울∼충칭, 서울∼옌지, 2001년 인천∼청두, 인천∼난징 노선에 뛰어들었다.

1개 노선에는 1개 한국 항공사만 취항시킨다는 중국의 방침 때문에 노선 증설에는 한계가 있지만 두 항공사는 기회가 닿는대로 노선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성장성에 수익성까지 갖춘 한중노선〓한국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을 경쟁적으로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 때문.

대한항공은 한중노선에서 2000년 전년 대비 41% 늘어난 67만명을, 작년에는 22% 증가한 81만명을 수송했다. 올해는 수송 인원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서 120만명에 이르고, 2003년에는 15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1·4분기(1∼3월) 수송 인원은 23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대한항공의 국제선 수송 인원 가운데 한중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에서 2001년 10%로 높아졌고 올해는 13%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중노선 수송 인원은 2000년에 전년 대비 40% 늘어난 65만명, 작년에는 34% 증가한 87만명이었다. 올해 1∼4월 수송 인원은 작년 동기보다 60%나 많아진 36만명이었다.

이처럼 수송 인원이 늘고 있는 것은 관광과 비즈니스 목적의 출입국자가 모두 급증하고 있기 때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으로 출국한 내국인은 99년 82만120명에서 2000년 103만3249명, 2001년 129만7746명으로 증가했다. 또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은 99년 31만6639명에서 2000년 44만2794명, 2001년 48만2248명으로 늘었다.

두 항공사는 이 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몇 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중노선은 성장성과 함께 수익성도 높다.

아시아나항공 중국팀 유병국 과장은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 비해 중국 노선은 수익성이 훨씬 높다”면서 “중국노선에서는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노선에 미래를 건다〓이처럼 성장성과 수익성을 두루 갖춘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항공사들은 노선 증설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중국개발단을 구성해 신규 노선 개척과 현지 마케팅 활동방안 등에 관한 중장기 계획을 연구하고 있다.

또 중국어로 된 중국 인터넷 사이트(www.koreanair.com.cn)를 미국 유럽 호주 일본 홍콩에 이어 6번째로 개설,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사이트를 통해 중국을 출발하는 항공편은 물론 여행지의 호텔과 렌터카 등을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물류수송계열사인 한진해운 ㈜한진 등과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0년부터 중국팀을 구성, 중국 항공시장을 체계적으로 개척해오고 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