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대상]신상품 대박 비결

  • 입력 2002년 5월 22일 17시 57분


롯데제과 위즐 아이스크림(좌), LG생활건강 엘라스틴 샴푸
롯데제과 위즐 아이스크림(좌), LG생활건강 엘라스틴 샴푸
최근 2년 이내에 시판된 신상품 가운데 가장 성공한 상품으로 꼽혀 명품상을 받은 18개 제품들엔 어떤 특징이 있을까.

KTF 브랜드마케팅부 유재규 과장은 “신상품부문 수상 제품들은 ‘정확한 소비자의 기호 분석’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위즐’은 소비자 기호 조사를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9월 위즐을 내놓기 전부터 롯데제과는 ‘조안나’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인기는 신통치 않았다. 롯데제과는 조안나의 판매율이 낮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첫 번째 소비자 조사에 들어갔다.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조안나는 뚜렷한 제품 컨셉트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소비자들은 고급화되고 복합적인 맛을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롯데제과는 곧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복합적인 맛을 알기 위해 롯데제과는 20개 종류의 아이스크림 내용물을 선정해 3차에 걸쳐 소비자 기호를 조사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커피와 코코아파우더를 섞은 ‘커피앤드초코퍼지’ 등 3가지 내용물을 골랐다.

다음은 이름짓기. 롯데제과는 친근하면서도 발음하기 쉬운 브랜드 후보 5가지를 마련했다. 여대생과 회사원, 주부 각 50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즐(Weezzle)’이란 이름이 선택됐다. 영어와 한글을 혼합하여 ‘모두가 즐기는 아이스크림’이란 뜻의 ‘위즐’이 제품 컨셉트와 가장 잘 맞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4가지 후보를 선정해 150명의 소비자에게 설문 조사를 거친 후 최종 결정됐다.

위즐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동종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매출 1위로 뛰어올랐다. 1월에는 아이스크림 사상 유례가 없었던 매출액 20억원도 달성했다. 롯데제과 측은 철저한 소비자의 기호 분석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기업으로는 프리미엄 샴푸 ‘엘라스틴’을 선보인 LG생활건강이 가장 눈에 띈다.

1990년대 초부터 국내 시장에는 모발 보호 성분이 들어있는 프리미엄 샴푸가 있었다. 그러나 모두 외국 기업의 제품이었다.

90년대 말부터 프리미엄 샴푸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국내 회사는 감히 프리미엄 샴푸를 내놓지 못했다. 당시 외국 브랜드 제품이 워낙 공고하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샴푸 ‘엘라스틴’은 지난해 1월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외국 제품들과의 경쟁에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LG생활건강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선택했다. 우선 기존 샴푸의 개념과는 다른 컨셉트를 만들어 냈다. ‘당신의 머리, 엘라스틴에겐 피부입니다’는 브랜드 철학을 만들어냈던 것. LG생활건강은 ‘머리카락〓피부’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소비자에게 ‘엘라스틴〓화장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LG생활건강은 또 샴푸와 린스, 트리트먼트를 하나로 묶은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번에 마케팅 대상을 받은 ‘엘라스틴 헤어솔루션’도 3가지 제품을 묶은 상품이다. 3가지를 하나처럼 사용할 때 화장품과 같은 기능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엘라스틴 헤어솔루션은 나온 지 1년 남짓한 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8.4%까지 넓혔다. 1위를 달리는 외국 제품의 점유율이 13∼14%임을 감안할 때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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