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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31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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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한국의 다른 대표 산업과 마찬가지로 통신단말기 시장에서도 국내 회사들은 ‘넛 크래킹’ 상황을 극복하고 경쟁을 선도해갈 만한 역량을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하다. 위로는 세계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다진 노키아, 모토로라 같은 선두 업체들과 기술 및 브랜드 면에서 뚜렷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아래로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후발 주자의 추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고 있는 유럽식 GSM 방식에서의 경쟁에는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브랜드 면에서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은 물론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에서 조차 열세에 놓여 있다.
중국은 정보통신을 핵심 육성사업의 하나로 삼아 2000년 344만대 생산, 자국 내 시장점유율 6% 수준에서 2006년까지 중국업체의 자국 내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 아래 기술개발(R&D)과 마케팅 부문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말기 사업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국내 기업들이 원천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차세대 유망사업인 정보통신에서도 ‘박스 제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CDMA 단말기 제조업체와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들이 1995년부터 5년 동안 미국 퀄컴사에 지불한 기술사용료가 4억50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취약한 기반기술은 단말기 사업에서 수익성의 한계를 의미하며 이 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R&D 없이는 자칫 물량과 원가 위주의 과거 전통적 경쟁 모델을 닮아갈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송기홍 모니터컴퍼니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