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내년 구상 안방서"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8시 16분


“어수선할 때일수록 내부단속에 신경을 써야 삽니다.”

최근 한 대기업 총수가 송년모임에서 간부들에게 주문한 말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잇달아 터지는 각종 스캔들과 테러여파로 국내외 경기전망이 어느 때보다도 불투명하다는 판단 아래 이번 연말연시에 대부분 국내에 머물면서 내년을 헤쳐 나갈 사업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그룹의 계열사 사장단은 내년 초 시무식 등에서 나올 총수들의 ‘신년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연말연시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보낸 뒤 내년 1월2일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하는 신년하례식에서 새해 경영구상을 담은 신년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도 새해 첫날 부친인 구자경(具滋暻) 명예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을 방문한 뒤 1월 2일에는 계열사 임원들과 함께 새해 인사모임에 참석한다.

손길승(孫吉丞) SK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도 이번 연말연초에 특별한 출장이나 행사 참석을 하지 않고 자택에서 머물며 경영구상을 할 계획이다.

또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최근 현대차그룹의 최대 현안으로 등장한 ‘노사문제’ 처리를 지휘하면서 내년 자동차 수출 등에 관한 사업계획을 마련한다.

유상부(劉常夫) 포항제철 회장은 지금까지 포철 최고경영자가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챙겨온 관행과 달리 올해는 서울에서 머문 뒤 내년 1월2일 포항본사에서 열리는 시무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밖에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회장, 김승연(金昇淵) 한화 회장 등도 자택에서 신년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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