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부산 백화점들 "즐거운 12월"…매출 최고 44% 늘어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8시 16분


‘부산 시민들, 돈지갑 열었나.’

12월 들어 주요 백화점 부산점의 매출액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전국 평균을 웃돌뿐더러 현지 부동산업자나 할인점 등도 소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부산의 소비가 빠르게 살아나는 징표’라거나 ‘유통업체간 경쟁 과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등 해석도 분분하다.

▽소비의 빠른 회복세〓이달 초 주요 백화점들의 겨울 정기세일 매출은 지난해 대비 30% 안팎이나 늘었다. 특히 부산점의 매출액 신장률은 독보적이다. 롯데백화점 부산점은 43.9%로 전국 12개 기존 점의 평균치(32.2%)보다 훨씬 높았다. 현대백화점 부산점도 이번 세일에서 전국 11개 기존 점 가운데 1위인 40.8%의 매출액 신장률을 보였다. 전국 평균 28.1%를 크게 웃돌았다.

세일 이후에도 백화점의 평균 매출액 신장률은 다소 둔화됐으나 부산점은 둔화 정도가 적었다. 롯데와 현대 부산점들은 세일 이후 열흘(11∼19일)간 매출액 신장률이 전국 지점 중 각각 2등과 1등을 차지했다.

일부 대형할인점도 비슷했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의 할인점 메가마트 관계자는 “11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40%가량 늘었다”며 “소비 분위기가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졌다”고 말했다.

▽어떻게 봐야 하나〓우선 백화점 부산점들의 판촉 경쟁이 한 원인으로 꼽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롯데와 경쟁이 치열해 부산점의 세일 폭이 다른 지점보다 컸고 행사도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수준의 소비 회복일 뿐 부산이 더 빠르게 소비가 회복될 이유가 없다는 소리다.

하지만 부산의 특별한 소비 회복속도를 꼽는 이도 많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쟁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도 부산점의 매출 신장률은 놀랄 정도”라며 “세일을 한 특정 품목만이 아니라 여러 품목들이 골고루 잘 팔렸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지역 시장조사를 벌인 부동산개발업체 ‘시드 50’의 이승우 사장 역시 “올해 해운 운송수입이 크게 느는 등 부산시민들의 지갑이 두툼해진 것이 분명하다”며 “삼성자동차의 정상화와 부산 영화제, 월드컵 조추첨 행사 등으로 부산 시민들이 심리적 안정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지역경제팀 관계자는 “올 들어 산업생산 증감률에서 부산은 전국 평균을 꾸준히 웃돌고 있을뿐더러 9월과 10월 두달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한 유일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황재성·이헌진·김승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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