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이용섭 세제실장 "균형재정위해 법인세율 손안대"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39분


“봉급생활자의 세금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정불안을 가급적 부채질하지 않아야 한다는 딜레마 속에서 묘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세제개편작업을 총괄지휘한 이용섭(李庸燮)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만들면서 ‘2003년 균형재정’이라는 과제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세제개편 방향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세제가 뒷받침되도록 했다. 봉급자나 자영업자 세금 부담을 줄인 것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큰 그림 아래서 가능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법인세율 인하는 반영하지 않았는데….

“법인세율을 손대면 감면 폭이 너무 크다. 법인세율을 1%포인트만 내려도 7400억원의 세금이 줄어든다. 3%포인트를 줄이면 2조3000억원을 깎아주게 된다. 나라살림에 너무 부담이 간다. 이럴 경우 2003년 균형재정 약속은 완전히 물 건너가게 된다.”-퇴직자나 고령층에 대한 이자소득세는 왜 내리지 않았나.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도 검토지시를 했지만 실무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했다. 6월 말 현재 개인저축 600조원 중 58%인 349조원이 비과세나 저율 과세 혜택을 받고 있다. 현행 제도로도 65세 이상 노년층 퇴직자 가정이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저축과 저율과세저축 한도가 2억6000만원이나 된다.”

-룸살롱에 특별소비세를 없앤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있는데….

“룸살롱 나이트클럽 카바레 등 유흥업소의 세원(稅源)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제를 이렇게 바꿨는데도 카드깡이나 위장가맹점을 이용해 탈세하면 국세청이 엄중 처벌할 것이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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