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요업종 실적 부진 심화…철강-반도체 뒷걸음질

  • 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42분


상반기 국내 주요산업의 영업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업종 대표기업들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는데도 이처럼 실적이 나쁘게 나타나자 하반기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자 철강 섬유 등 주요 업종의 상반기 실적은 내수 및 수출부진, 통상압력, 가격하락 등으로 부진했다. 자동차와 기계 등 일부 업종만이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했다.

▽철강〓내수위축과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 미국의 통상장벽 강화라는 삼중고(三重苦)가 겹쳐 상반기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악화됐다. 포항제철은 작년 상반기에 9349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렸으나 올 상반기엔 절반 수준인 48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제품인 핫코일 가격도 작년 상반기 t당 270달러에서 올 상반기에는 225달러로 떨어지고 있다. 인천제철 동국제강 연합철강 등 다른 업체들도 내수부진 등으로 이익규모가 줄고 있다.

올 상반기 주요업종 영업실적
업종영업실적 및 영업환경
철 강-통상분쟁 공급과잉 등으로 실적악화
-핫코일 가격 하락
-포철 상반기 예상 경상이익(4800억원)→지난해 51% 수준.
반도체-D램가격 급락으로 업계 실적 악화
-삼성전자 상반기 예상순익(1조 8000억원)→지난해 절반 수준
-하이닉스 2·4분기 영업손실로 반전
자동차-내수판매 꾸준한 상승세
-상반기 자동차 판매 70만대→지난해와 같은 수준
-현대차와 기아차 1·4분기 실적 창사이래 최고
항 공-유가상승 환율인상으로 적자 누적
-상반기 적자폭(예상): 대한항공 3500억원, 아시아나항공 1500억원
섬 유-의류 직물류 수출 평균 10% 줄어

▽반도체 및 전자〓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상반기에 D램 가격의 급락으로 고전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4분기(1∼3월)에 1조2400억원이던 순이익이 2·4분기(4∼6월)에는 6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순이익은 1조8000억원 안팎에 그쳐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이 될 전망.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1·4분기에는 68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2월 이후 내수판매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승용차는 작년 동기보다 7% 증가한 32만대, 레저용 차량(RV)은 10% 줄어든 24만5000대 등 70만대가 팔릴 전망이다. 지난해 수준(70만3357대)을 유지하는 셈.

▽항공〓상반기에 원화가치 하락, 유가상승 등으로 적자 누적폭이 확대됐다. 대한항공의 경우 상반기 적자폭이 3500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규모는 15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섬유〓주요 시장인 선진국의 경기침체와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의류는 작년 상반기보다 10∼15%, 폴리에스테르 직물은 10%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내수는 올초 경기하락 및 이상기온 요인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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