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돈 필요할 때 해외로 눈돌리세요" 펜캐피탈 코리아 배이동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45분


“자금이 부족해서 고전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그런 기업일수록 시야를 국제 무대로 넓혀야 합니다. 기술력과 발전 가능성만 있으면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전경련 국제담당 상무를 맡는 등 재계의 ‘국제통’으로 활약하다 작년 9월 CEO(최고경영자)로 변신한 펜캐피탈 코리아의 배이동(裵利東·49·사진)사장. 77년부터 작년까지 23년간 전경련에서 국제업무를 다룬 인물답게 ‘한국기업의 세계화’를 거듭 강조했다.

배사장은 “요즘처럼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국제 금융계의 심장부로 과감하게 뛰어들어 그곳의 여유 자금을 끌어들이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며 “해외자금 조달이야말로 기업 세계화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해외상장을 권유하면 지레 겁을 먹는 경영자들이 많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벽도 우리 기업들이 영원히 넘지못할 난공불락은 아니라는 얘기.

캐나다와의 합작 기업인 펜캐피탈 코리아는 국내 유망기업들의 미국 나스닥 상장과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립된 컨설팅 업체. 그는 캐나다 펜캐피탈사가 미국시장에서 ‘외국기업’으로 분류되는 캐나다 업체의 나스닥 상장을 여러건 성사시킨 노하우를 한국 벤처기업에 적용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배사장은 “나스닥은 상장요건이 까다롭고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들기 때문에 직상장 보다는 나스닥 제3시장쪽으로 우회해 진출하는 방안을 시도해봄직 하다”고 말했다. 장외시장은 창업기간과 재무 및 영업상태 등과 관련해 최소한의 요건만 요구하기 때문에 많은 외국기업들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전단계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 현재 10여개 벤처 중소기업이 장외시장 등록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르면 3월중 2개 업체의 진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사장은 전경련 근무시절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PBEC) 한국위원회의 사무국장 등으로 일하면서 민간차원의 경협과 통상협력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해왔다. 그는 “전경련이 침체됐다는 얘기가 있지만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새 위상을 찾기 위해 진통을 겪는 과정으로 본다”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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