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순이익 95% 급감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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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결산 상장사의 상반기(4∼9월)실적이 금융불안과 증시침체를 반영,매출과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됐다. 제조업체는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그나마 선전한 반면 증권 보험 등 금융업은 증시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증시가 침체한 점을 감안하면 증권업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증권거래소와 상장사협의회가 3월 결산 70개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순이익은 155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조1997억원에 비해 무려 3조444억원,95.1% 급감했다. 매출액도 18조9145억원으로 작년동기의 21조8547억원에 비해 2조9402억원,13.5% 감소했다.

▽실적악화의 주범은 금융업〓증권 보험 등 금융업종 55개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17조1940억원, 순이익은 775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에 비해 3조463억원(―15.1%), 3조569억원(―97.5%)이 줄어들었다.

24개 증권사는 올해 증시침체를 고스란히 반영,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27%,90%씩 감소하는 등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증권사중 현대 동원 한화 리젠트 세종 등 5개 증권사는 적자전환했으며 나머지 증권사들도 모두 순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증권사의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에 비해 9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증시침체로 △최대 수입원인 중개수수료가 40%(2조원 가량) 이상 감소하고 △상품매매(증권사 자체 자금으로 증권투자하는 것)부문에서도 손실이 대폭 발생했기 때문.

수수료가 저렴한 홈트레이딩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각 증권사의 실질 수수료율이 급락한게 실적악화의 주범이라는 지적이다. 수익증권 등 간접투자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익증권 취급수수료가 감소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현대증권의 경우 상품매매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3800억원 가량)를 기록한게 빌미가 되면서 98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또 대규모 전산사고를 겪은 동원증권이 493억원,한국가스공사 시장조성 부담이 컸던 한화증권이 474억원의 적자를 면치못했다.

이에 반해 대우증권은 올 상반기중 12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굿모닝 695억원 △삼성 567억원 △대신 436억원 △LG투자 30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보험업종도 삼성화재와 대한재보험 등 2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10개사는 모두 적자를 면치못했다. 증시침체로 유가증권 투자부문에서 대폭 손실이 발생한게 적자의 주요 요인이었다.

▽제조업은 그나마 선전〓25개 3월결산 제조업체의 상반기 매출규모는 1조7205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1061억원(6.6%),순이익은 778억원으로 125억원(19.1%) 증가했다. 특히 부채비율이 작년 9월말 현재 205.4%에서 148.5%로 56.8%포인트나 낮아져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동제약 신일산업 대웅제약 대구백화점 국제약품 등 10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15개사는 모두 순이익이 감소해 경기둔화의 여파가 미치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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