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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3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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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현대건설 회생’쪽으로 방향을 잡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 개입이라기보다는 교통정리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현대측이 자구안을 제출하기 전 정몽헌(鄭夢憲·MH)회장과 정몽구(鄭夢九·MK)회장의 화해를 요구하고 있다. 또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이 13일 MH의 사전 감자 및 출자동의서 제출을 언급했다. 자구안이 발표되기까지에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도 남아있음을 나타낸다.
▽왜 MK와의 화해가 중요한가〓정부와 채권단은 두 형제의 화해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 현대그룹의 신뢰성이 추락한 이유가 두 형제의 경영권 다툼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외적으로 현대그룹이 내분 때문에 혼란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
두 형제의 화해는 중장기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현대차가 자동차를 수출하면서 현대종합상사가 수출업무를 담당하고 현대상선이 이를 운송하는 등 두 형제의 계열사는 업무적으로도 깊이 연관돼 있다.
최근 MH는 형님인 MK를 설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현대차측은 “당장 현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화해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화해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물론 현대건설측은 화해뿐만 아니라 현대아산주식 매입 등 실질적인 도움을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
▽‘사전 출자동의서 변수’〓정부와 채권단은 ‘MH의 사전 감자 및 출자동의서 제출안’에 애착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을 회생시킬 바에 더 이상 자금시장의 현대건설에 대한 의심을 차단시키기 위해 신규대출을 통해 확실한 회생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 또 이런 지원에 대한 담보로 채권단이 언제든지 현대건설의 주인을 갈아치울 수 있는 담보(감자 및 출자전환동의서)를 받아놓겠다는 의도. 더 이상 현대건설에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현대측은 대주주의 권한을 박탈당할 수 있는 ‘독약’(사전감자 및 출자동의서)에 대해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H가 현대건설을 살리겠다는 결심이 확고한 상태에서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채권단의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독약’인 줄 알면서도 마셔야 할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현대건설이 마련중인 추가 자구안 | ||
| 내용 | 금액 | 비고 |
| 서산농장 매각 | 2700억원 선수금 (완전매각시 6000억원가능) | 한국토지공사 위탁판매 |
| 정몽헌 회장 사재출연 | 300억∼400억원 가능 | 현대전자(1.75%) 현대상선(4.91%)현대종합상사(1.22%)등보유주식중일부 매각 |
| 정주영 전 회장 사재출연 | 400억원 | 현대자동차지분 2.69%(857억원)중 일부 매각 |
| 현대건설보유 계열사지분매각 | 1700억원 | 현대상선(8.7%) 현대석유화학(11.6%) 현대아산(20%) 등 |
| 현대건설 보유 부동산매각 | 900억원 | 인천철구공장(425억원)등 부동산 매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