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해외생산법인 전전긍긍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49분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에 따른 혼란으로 대우차 해외 생산법인들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

2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폴란드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지의 대우차 주요 해외 생산법인들은 가동률이 떨어지고 직원들이 동요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대부분이 현지 시장점유율 수위를 다투는 대기업들이기 때문에 해당국 정부에서도 공장이 파산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대량실업과 경제위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 국가는 인수상대를 찾지 못해 법인이 도산할 경우 한국정부를 상대로 외교문제화 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폴란드〓올들어 생산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일주일에 3, 4일 정도만 조업하고 있다. 생산량도 지난해의 70∼8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

공장 가동률이 떨어짐에 따라 남는 인력에 대해 강제휴가를 보내는 방법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계획에 의한 감원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일방적인 대량 해고 등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공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공장 분위기는 매우 침체되었으며 인수자가 빨리 결정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대우자동차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중이다.

▽루마니아〓주력시장인 루마니아의 경기부진으로 자동차내수시장 자체가 크게 축소되고 있어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은 2000년 상반기기준으로 99년 20%에서 21.6%로 오히려 확대됐다.

현지법인 종업원들은 포드인수에 희망을 걸었기 때문에 포드의 인수포기 발표가 나오자 크게 낙담해 있는 상태. 정부 역시 포드가 루마니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인 점을 감안, 포드 인수시 적자를 상쇄할 만한 특혜를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정부는 대우자동차가 4100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했기 때문에 공장 폐쇄만 막을 수 있다면 누가 인수하든 상관없다는 입장. 한편으로는 도산이나 생산라인 가동중단 등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외교적 수단까지 동원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99년까지 연간 최고 6만대까지 생산해 왔지만 금년들어 월 3000대가량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현지공장의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외환사정 악화에 따라 조립용 부품에 대한 정부의 결제가 지연되고 대우의 신용을 통한 부품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

대우자동차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50대 50으로 합작한 이 회사는 민간기업과 합작하거나 단독으로 진출한 다른 나라보다는 대우사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정부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자동차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대우자동차 인수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와 합작을 해서라도 공장을 계속 가동하겠다는 입장.

다른 국가에 진출한 대우차 공장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앞으로 적지않은 파장이 우려된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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