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는 상품, 묶거나 나누니 ‘불티’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44분


코멘트
나누거나 묶어 놓으면 잘 팔린다.

낱개 상품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원하는 만큼만 살 수 있게 한 ‘나눔상품’과 반대로 몇 개씩 묶어 싸게 판매하는 ‘묶음상품’이 유통업체들의 매출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하나를 다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되거나 여름철에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식품들은 나눔상품이 인기. LG슈퍼마켓에서 한 마리에 약 13만원이나 하는 연어는 1만원 이하 단위로 나눠 사려는 고객이 90% 이상. 생닭도 부위별로 찾는 고객이 많아 ‘다리 따로 날개 따로’ 포장해 진열해 놓고 있다. 한화스토아는 수박 배추를 반통씩 나눠 팔고 있으며 부추 실파도 반단씩 판매한다. 해태슈퍼마켓은 수박 양배추 둥근호박 알로에 등을 소량구매고객을 위해 나눠 판매하면서 매출이 20% 정도 늘었다.

여러 개를 묶어 값을 깎아주는 묶음상품은 공산품 중 많이 쓰는 물건을 중심으로 알뜰 고객의 인기를 끌고 있다. 10개 들이로 낱개보다 28.8% 값이 싼 아이스바 ‘누가바벌크’, 4개들이로 22.5% 할인판매하는 떠먹는 요구르트 ‘바이오거트’가 그 예. 한화유통은 라면과 참치의 경우 5월 묶음상품매출액이 낱개보다 6∼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여러 종류의 상품을 섞어 묶은 것도 인기다. 제과업체들은 할인점에 과자 껌 등을 종류별로 섞은 묶음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동양제과의 고래밥묶음(양념·매콤·치킨맛) 껌묶음(후라보노·미스후라보노·커피껌·센스민트)은 단일품목에 비해 약 20%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스낵과자묶음, 해태제과의 껌묶음(은단껌·아카시아·덴티큐) 등도 판매에 한몫. LG유통 조형근대리는 “최근 핵가족 및 독신가족이 늘어난 것과 필요한 양만큼 다양한 품목을 구매하려는 소비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