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동성위기]"日서 외자유치 성과"

  • 입력 2000년 5월 30일 0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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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鄭夢憲)현대회장과 함께 방일했던 김윤규(金潤圭)현대건설 사장은 29일 밤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정회장은 현대전자의 일과 대북사업과 관련한 경협문제를 논의중이며 금명간 성과를 가져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또 “현대건설의 구조조정에 관해 추가로 자구계획안을 내놓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정부와 약속한 계열분리와 구조조정 시기를 앞당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일시적인 자금의 ‘미스 매치’일뿐이며 주거래은행에서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현대 유동성 문제를 자꾸 부각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등 일부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외환은행과 현대가 이달중 좋은 결과를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당초 정부가 우회적으로 강조해온 지배구조개선 요구에서 한발 후퇴한 것으로 정부와 현대간에 사태해결을 둘러싼 물밑 교감이 상당수준 이뤄졌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투신증권이 보유중인 현대투신운용 지분을 해외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는 매각에 성공할 경우 약 4000억원의 외자가 들어올 것으로 보고 매각대금을 현대투신증권에 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현대그룹은 29일 자구계획을 구체화하기위한 첫 실무협의를 갖고 현대측이 31일까지 매각대상과 자산가치 등을 평가한 구체적인 자구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날 “당초 현대투신운용을 코스닥에 등록시켜 일반투자자들에게 매각하려 했으나 시간이 많이 걸려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해외에 매각하기 위해 4,5군데 외국 금융회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대투신증권이 자본금 1200억원인 현대투신운용 지분을 96.5% 갖고 있어 해외에 지분을 일정부분 매각해도 경영권 행사에는 큰 지장이 없다”며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분인 51%만 남겨놓고 모두 외국회사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현대측이 제시한 결합재무제표 작성시한과 외국 금융기관 컨설팅 의뢰시기를 현대측이 제시한 일정보다 대폭 당기기로 하고 당초 채권단 요구에서 누락된 사항은 31일 자구안제출시 포함시키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박래정·이병기·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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