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영업실적 '껑충'…'순익質' 따져야

  • 입력 2000년 5월 16일 19시 11분


분기보고서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1·4분기(1∼3월)영업실적은 장밋빛 일색. 작년 1·4분기 실적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수평적인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큰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실적호전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분기실적 총평〓이번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은 549개사. 비교대상인 전년동기 실적자료가 없어 전체 상장법인이 지난 3개월 동안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 알 수가 없다. 다만 현대 세종 등 일부 증권사가 집계한 주요 기업의 1·4분기 잠정실적자료에 따르면 매출액은 30%안팎, 영업이익은 50∼70%, 경상이익은 200%안팎, 분기순이익은 300%안팎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부채비율은 3월말 현재 평균 154.74%로 작년말의 150.80에 비해 3.94%포인트 상승, 증시침체 여파로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기업별 희비교차〓올해 순이익이 크게 증가한 기업은 SK텔레콤 삼성전기 삼보컴퓨터(이상 흑자전환) LG전자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통신업체들. 또 동해펄프 한국제지 한창제지 등 제지업체와 퍼시스 제일기획 등 내수업체, 호남석유화학 LG화학 등 화학업체도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현대전자는 반도체 매출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큰폭 늘었으나 현대투신 부실에 따른 지분법 평가손(2020억원 가량)을 계상하면서 적자추세가 지속됐다.

LG화학도 대폭적인 실적호전에도 불구, 대주주와의 ‘부적절한’ 내부거래로 주가는 속락세를 면치못했다.

▽체크포인트〓영업이익이 큰폭 증가한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같은 수익성 호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낙관은 금물. 작년엔 대규모 유가증권 평가익과 자산매각이익, 환율 평가절상에 따른 환차익 등이 더해지면서 순이익이 급증했지만 올해엔 이같은 경영외적인 플러스 요소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영업이익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는데도 투자지분 및 부동산 매각을 통한 특별이익의 계상으로 순이익이 급증한 경우도 적지않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듯. 거래소는 “분기보고서는 반기 및 연간보고서와 달리 회계사의 감사의견이 첨부되지 않아 실제 내용과 다를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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