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매각 파급효과]공급-AS 걱정 끝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프랑스 르노사의 삼성자동차 인수는 일단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품질만큼은 ‘세계적’ 수준이라 할 수 있지만 애프터서비스 등에 대한 우려로 삼성차 구입을 미뤘던 소비자들이 걱정 없이 삼성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중 하나. 또한 국내 업체들이 세계적 수준의 메이커와 기술 디자인 가격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은 앞으로 성능이 더욱 향상된 자동차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차 공급, AS 원활해진다〓르노에 대한 매각을 앞두고 최근 삼성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생산이 따르지 못해 차량 계약에서부터 인도까지 2∼3주가 걸렸다.

삼성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르노가 최근 생산 규모를 연 25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점을 들어 “르노가 직접 경영을 시작하면 최대 수준(하루 240대)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는 또 현재 전국 30개점인 직영 판매점을 연말까지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이어서 소비자들은 좀더 가까운 곳에서 삼성차를 구입할 수 있게될 전망.

애프터서비스도 좋아진다. 르노는 현재 100개 가량인 협력 정비업체를 연말까지 150개로 늘릴 계획. 이와 함께 SM5의 부품 가운데 일본 닛산으로부터 직접 들여오는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한 몫을 한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우선 삼성차 자체의 모델이 다양해질 전망. 르노는 삼성차를 인수하면 현재 생산중인 중형 SM5외에 1500㏄급인 SM3를 생산할 계획. 이 차는 닛산의 소형 ‘써니’를 모델로 개발될 예정. 또한 부산공장이 최대 4개 차종까지 혼합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르노는 3000CC급의 SM7시리즈도 생산하는 등 삼성차의 라인업을 다양하게 가져갈 예정이다.장기적으로 볼 때 일본으로부터 닛산의 소형차가 대거 수입되면서 국내 시장의 수입차 비중이 커지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대목.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金小林)부장은 이와 관련, “해외업체가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다는 것은 댐에 일단 구멍이 하나 뚫린다는 의미”라면서 “공급자 위주인 국내 자동차 시장이 소비자 위주로 급격이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디자인, 마케팅 수준 높아진다〓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차 매각에 대해 “국내 자동차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는 계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삼성차의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대우자동차의 해외 매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국내 업체들은 더욱 치열해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과 디자인 개발에 투자를 크게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

기술과 디자인 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선진국 수준이 도입되면서 소비자들은 부가적인 혜택도 크게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업체의 파격적인 할부 판매.

수입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메이저 자동차업체의 자금력은 은행과도 맞먹는 수준”이라면서 “이들이 국내에서 내세우게 될 할부 금융 이자는 국내 업체들이 상상할 수 없는 초저리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동근·홍석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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