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韓相完) 경영분석실장은 21일 ‘국내벤처기업 투자자금 규모 추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벤처기업 창업붐이 일어난 것이 불과 2년전이라는 사실을 감안해볼 때 단기간에 엄청난 규모의 돈이 벤처기업에 몰리고 있음을 말해 준다”고 분석했다.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된 돈〓경제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벤처기업 직접투자자금은 최소 19조5000억원. 현재 코스닥에 등록한 174개 벤처기업의 자본금을 합하면 약 1조원. 또 이들 기업이 사모(인터넷 공모포함)와 유상증자를 통해 가져간 돈이 1조8000억원으로 1개기업이 평균 160억원을 가져간 셈.
아직 코스닥에 등록하지 않고 중소기업청에 등록, 벤처인증을 받은 4472개의 기업에는 총 13조40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는 최근 개인투자자 및 창업투자회사와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한 돈이 포함돼있다.
이밖에 100여개의 창업투자회사와 투자조합이 중소기업청에 신고한 대여금 형식으로 투자한 3조3000억원이 있다.
▽벤처기업 주식유통 시장에 투자된 돈〓벤처기업의 주식거래에 참여한 돈은 총 51조5000원. 여기에는 벤처기업이 판 주식대금도 포함된다. 우선 코스닥등록 벤처기업의 주식에 투자된 돈은 21조4000억원. 한실장은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4조5800억원)과 하루평균 회전율 7.3%를 감안했을 때 코스닥기업에 총투자된 금액이 63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오고 코스닥등록기업중 벤처기업 비중(34%)을 감안하면 벤처기업 주식유통시장에 21조4000억원이 투자됐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미등록 벤처기업의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유통되는 돈의 규모는 26조8000억원. 이는 최근 각 미등록 벤처기업이 지분중 절반가량을 자본금의 평균 20배가격으로 팔고 있음을 감안해 산정한 추정치.
이밖에 창투사와 투자조합이 대여금 형식으로 투자한 3조3000억원이 있다. 한국은행 정희전(鄭熙全)통화운영팀장은 “벤처기업의 성공률을 2%라고 봤을 때 총유동성의 6.0%에 해당되는 돈이 벤처에 몰리는 것은 과다한 편”이라고 지적하고 “부정적 측면에서 보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투기쪽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