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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6일 2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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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GM식품 수출국인 미국과 수입을 주로 하는 유럽국가들은 이 문제로 심각한 통상마찰을 빚었다. GM식품의 안전성은 11월말 미 시애틀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담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한국에서도 시판되는 두부의 주 원료가 유전자조작을 한 종자를 심어 수확한 콩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자 두부 소비가 급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GM식품에 대한 반대 주장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할 만한 자료는 아직 없다. 물론 장기적으로 절대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해주는 자료 역시 없다. 한편 생명공학도들은 이같은 ‘배부른 논쟁’이 기아문제 해결을 위한 유전공학 기술개발마저 매도하게 되면 결국 ‘굶주린 현실’을 외면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GM식품에 대한 찬반 양론을 정리해본다(표 참조).
◆GM식품 현황
미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40여종의 GM종자가 개발됐다. 또 현재 3000만㏊의 미 농경지에서 GM종자가 재배중이다. 99년 현재 미국서 재배중인 콩 47%와 옥수수 37%가 GM종자. GM종자는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속도가 빠르도록 만들어진 까닭에 농민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재배면적이 급속히넓어지고있다.
세계 최대 농산물 생산국인 미국의 이같은 GM종자 확산은 전세계인이 결코 GM식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유해성 여부
현재 GM식품을 지지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 모두 유해성 여부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없다.
반대자들은 “생명공학 회사들이 유해성 여부에 대한 충분한 실험을 하지 않았으며 장기적으로 위험한 측면이 많다”고 주장한다. 생명공학업체와 미 식품의약국(FDA)측은 “충분한 실험을 거쳤다”고 반박한다.
종자회사이자 생명공학업체인 몬산토는 FDA의 승인을 얻기 위해 GM 콩과 재래종 콩을 1800차례에 걸쳐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이 결과 GM 콩과 재래종 콩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비즈니스위크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 시민운동단체들은 “지금 현재로서는 GM식품이 비교적 안전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어떤 위험요소도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누구도 생명공학업체들이 위험요소를 완벽하게 제거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생명공학계의 고민
생명공학자들은 일부 소비자단체가 GM식품의 유해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대중에게 위험 가능성을 지나치게 과장해 알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스티븐 스트라우스 미 오레곤주립대 교수는 “생명공학도 연구의 대전제는 인체에 해롭지 않는 기술개발임을 기억해달라”면서 “이런 목적의식 아래 이뤄진 연구결과 나온 GM종자와 GM식품을 ‘프랑켄슈타인(괴물) 식품’ 운운하며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지구촌 인구 60억명 시대를 맞아 새삼 부각되고 있는 식량난과 환경훼손 문제는 생명공학의 도움이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다. 식품의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이같은 현실론에도 귀 기울이는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할 것 같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