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 재가동 한달]공장은 돌지만 판매 크게 부진

  • 입력 1999년 11월 28일 18시 11분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간 지 한달이 넘었지만 SM5 승용차 판매는 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차 매각작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경제를 돕는다는 재가동 논리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달 25일 재가동에 들어간 뒤 이달 들어 첫 주에는 하루 50대, 둘째 주부터는 100대씩으로 생산을 늘린 상태. 재가동 기간인 석달 동안 매월 2000대씩 모두 6000대를 생산하게 된다.

그러나 이달 들어 판매는 500여대에 불과해 9월 1280대, 10월 1134대에 이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매주 금∼일요일을 거주지 판매의 날로 정해 전임직원이 회사근무 대신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 아랍에미리트에 2000대를 수출하는 협상이 성사되기만 기대하고 있다.

경남도와 협력업체는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다음달 10일경 김해 문화체육관에서 대규모 판촉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정상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에 호소한 판촉활동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삼성차가 안 팔리는 것은 소비자들이 삼성차의 불투명한 장래에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

재고가 모자란 것도 문제다. 삼성측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원활하게 판매할 수 있는 적정 재고를 3000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석달 동안 6000대를 생산하면서 절반을 재고로 유지한다는 것은 경제성을 기대할 수 없는 실정.

부산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용수·朴鏞秀부장판사)는 한국신용정보가 최근 제출한 조사보고서를 토대로 다음달 중순까지 삼성차의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차의 존속가치(계속기업가치)는 1조2727억원인데 비해 청산가치는 1조4057억원으로 나타났다. 청산하는 편이 존속하는 것보다 경제성이 높다는 뜻.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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