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클럽' 전문화로 간다…재벌2세-교수-사장등 결성 활발

  • 입력 1999년 8월 11일 18시 33분


재벌2세들로 이뤄진 귀족엔젤클럽, 연구원들이 주축이 된 전문가엔젤클럽, 벤처기업 사장들로 구성된 사장님엔젤클럽….

미등록 벤처기업에 대한 엔젤(개인투자자)투자가 확산되면서 엔젤클럽이 다양해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된 대규모 엔젤클럽과는 달리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 모이거나 특정 목적을 추구하는 소규모 엔젤들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

심형래씨 제작영화 ‘용가리’ 등에 투자하는 엔젤클럽은 재벌2세들로 이뤄진 이른바 ‘귀족엔젤’. 창투사인 CKD개발금융 이재동사장이 주축이 된 이 엔젤클럽에는 이장한종근당회장 조동만한솔PCS부회장 신동익농심가사장 홍우식서울광고기획사장 이재환제일제당부장(이재현제일제당부회장 동생) 등 1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용가리에 7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심형래씨가 제작하는 2탄 ‘이무기’와 3탄 ‘콘돌’에도 적극 투자할 계획.

이재동사장은 “국내 영화산업에 관심이 많은 재계 인사들이 영화제작도 지원하고 투자수익도 성공적으로 거두기 위해 모였다”면서 “재벌2세들이 주축이 된 만큼 자금력은 막강하다”고 말했다.

대덕에 있는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대덕엔젤클럽은 표준과학연구원 기계연구원 등 대전지역 연구소 연구원들과 충남대 한남대 등의 교수들로 이뤄진 전문가엔젤클럽.

이들은 벤처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미생물분야의 기술과 마케팅 특허 회계 등 벤처기업에 필요한 전문분야를 지원하는 서포트엔젤 역할도 하고 있다.

운영을 맡은 한기익 전한국표준과학연구원감사는 “아무래도 자본력은 지방보다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곳 벤처기업들이 서울에 가서 투자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중”이라고 밝혔다.

벤처기업 사장들로 구성된 엔젤투자조합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이 개설한 최고벤처경영자과정에 참가했던 벤처기업사장들이 최근 KAIST―AVM 엔젤투자조합을 결성, 본격투자에 들어갔다.

이밖에도 벤처기업의 단기브리지자금이나 특정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게릴라식 엔젤투자클럽’이 최근 대한상의 구조조정센터를 중심으로 결성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엔젤그룹 백중기실장은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엔젤클럽도 세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