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재벌 땅은 많고 세금은 쥐꼬리』

  • 입력 1998년 12월 2일 19시 27분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재벌그룹이 서울시내에 소유한 토지와 건물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 양경숙(梁敬淑·국민회의)의원은 2일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의를 통해 “5대 재벌 1백80여개 상장법인의 서울시내 토지소유현황이 95년 60만8백47평에서 △96년 62만2천5백47평 △97년64만6천7백3평 △올해 64만6천9백34평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룹별로는 삼성(22개 법인)이 95년 18만5백평에서 올해 22만6천평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에 LG(19개 법인)는 5만9백평에서 7만8천여평으로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나머지 3개 그룹은 △대우 8만4천평→8만2천평 △SK(10개법인)14만1천평→12만3천평 △현대(18개법인) 14만9천평→13만4천9백4평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재벌이 소유한 건물의 면적도 △95년 78만6천1백57평 △96년 87만1천3백36평 △97년 92만7천3백53평 △올해 1백4만9천3평으로 증가했다.

양의원은 “5대 재벌 소유의 토지와 건물이 늘고 있는 반면 이들이 95년 이후 서울시에 낸 세금은 종토세 1천3백26억원, 재산세 3백28억원으로 종토세는 평당 5천2백51원, 재산세는 9천38원에 불과하다”며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맞으면서도 재벌들이 기업경영이 아닌 투기의 목적으로 땅과 건물을 사들이고 있고 시에서는 과표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해 세금을 적게 거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5대재벌그룹의 종토세 납세액이 종토세 1위 납세자와 비교할 때 면적은 17.3배가 많지만 종토세 납세액은 5.4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땅값은 위치에 따라 가치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결코 면적에 비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의 경우 5대 재벌이 소유한 건물 면적이 재산세 1위 납세자보다 10배 가까이 많지만 세금은 19배가량 많이 냈다”고 해명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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