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각료회담]「亞洲통화기금 창설」 공동추진 검토

  • 입력 1998년 11월 29일 20시 33분


한국과 일본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추진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한일 각료간담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중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28, 29일 가고시마(鹿兒島)현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와 연쇄회담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성격의 AMF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의했으며 오부치총리도 “중장기적으로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총리는 30일 열리는 규슈(九州)대의 기념강연에서도 AMF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총리는 “일본금융기관이 지원해준 단기자금을 장기자금으로 전환토록 일본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오부치총리는 “민간차원의 문제지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두 총리는 “동북아와 세계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반드시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며 한일중 공동각료회담 개최 등을 통해 동북아 3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김총리는 우선 12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회담 때부터 한일중 3국 정상이 회담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해 오부치총리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김총리는 일본천황의 방한 문제와 관련해 “2000년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일본측에서 돌출적인 망언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등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또 일본이 3백억달러를 출연해 이중 1백50억달러를 아시아 각국에 지원한다는 ‘미야자와 플랜’의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달 2일 대장성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키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한일간 투자협정(BIT)체결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내년 1월중 실무협의를 추진키로 했다. 양국은 기존의 한일간 신경제협력기구(NIEP)회의를 격상시켜 양자 및 다자간 경제문제를 폭넓게 협의하자는 데도 동감을 표시했다. 한편 홍순영(洪淳瑛)외무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외상은 28일 한일어업협정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가고시마〓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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