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감원공포」진행중…직급간 불균형 추가정리 불가피

  • 입력 1998년 10월 28일 19시 31분


7개 조건부 승인은행과 서울 제일 등 2개 해외 매각대상 은행의 감원작업이 대부분 일단락됐지만 은행원들의 ‘감원 공포’는 가시지 않고 있다.

‘작년말 인원 대비 32% 감원’이라는 기준에 맞춰 희망퇴직 신청을 받다보니 직급별 불균형이 초래돼 직급조정을 위해서는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국민 장기신용은행,한일상업은행 등 합병은행들도 내년 1월 출범을 전후해 대대적인 인력감축이 뒤따를 전망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평화은행이 27일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하면서 9개 은행의 인력조정은 표면적으로는 모두 끝났다.

조흥은행의 경우 감원 목표(2천2백22명)를 훨씬 초과한 2천4백50명의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3급 과장과 4급 대리의 신청은 저조해 이들 직급을 대상으로 2백여명을 추가로 솎아낸다는 계획이다.

평화은행은 3급과 4급 직원에 대해 각각 32%씩 줄일 계획이었으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3급은 9명, 4급은 31명에 그쳤다. 평화은행 관계자는 “감원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퇴직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상업은행도 감원작업은 마무리됐지만 퇴직신청이 쇄도한 하위직은 퇴직을 반려하는 대신 3,4급 직원을 중심으로 70∼80명을 추가로 내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고위관계자는 “직원들의 고용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인력조정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금주내에 직급별 조정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사로부터 감원대상자로 통보받았다는 한 은행원은 “감원작업이 끝나 안심하고 있었는데 전화로 ‘나가줘야 하겠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은행이 직급조정이라는 명목으로 무리한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내년 1월 합병은행으로 출범하게 될 한일상업은행은 합병후 인원이 총 1만2천여명을 웃돌아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어서 이 은행 직윈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감원 망령’에 시달려야할 처지.

합병추진위원회측은 이와 관련해 “합병후 2천명 정도를 줄여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국민 장기신용은행도 합병후 인원이 총 1만4천여명으로 불어나게 돼있어 연내에 대대적인 인원감축이 불가피할 전망. 두 은행은 31일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끝낸뒤 점포축소와 인력감축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두 은행의 감원작업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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