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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3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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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실무진들은 지난달 이후 빈번한 접촉을 가지면서도 한번도 같은 장소를 이용하지 않고 극비리에 모여 협상을 진행하는 등 보안에 촉각.
롯데호텔 등 서울시내 호텔을 회합장소로 이용한 실무진들은 각 그룹이 순번을 정해 장소를 지정했고 한번 회동하면 밤을 새워가며 이해관계조정을 거듭했다고.
○…7월26일 1차 정재계 간담회는 구조조정이 5대그룹까지 확대된 결정적 계기. 7시간에 걸친 경제장관들과의 회동을 마친 5대그룹 총수들은 국민정부 개혁이 일과성(一過性)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면서 급진전하기 시작.
이날 회동이후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대행은 “다른 선택이 없지 않느냐”며 다른 총수들을 설득. 정몽구(鄭夢九)현대,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 등 총수들이 “구조조정에 적극 합의하겠다”고 확답했고 김회장은 “대우에서 가져갈 것이 있으면 전부 가져가라”고 구조조정본부장들에게 말했을 정도.
○…구조조정 논의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3일 “총수들보다 당장 자리가 없어질 계열사 사장들의 반발이 훨씬 심했다”고 전언. 총수들중엔 그룹 전체를 장악한 총수들이 구조조정에 더욱 적극적이었다는 후문.
○…1일 오전11시 김회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그동안의 진척상황을 설명했고 손병두전경련부회장은 청와대 경제비서관들에게 막판 진통상황을 브리핑.
그러나 이날 오후5시로 미뤄놓은 현대―LG합작반도체 경영권 문제는 현대측이 7대3, LG가 5대5지분을 주장하면서 계속 평행선을 달려 한때는 비관적인 분위기가 팽배. ‘다 그려놓은 용그림에 눈을 그려넣지 못한’ 형국이 된 것. 전경련측이 “어차피 외자를 유지하면 지분구조는 바뀔 수밖에 없다”고 현대측을 설득했지만 3일까지도 끝내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고.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