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은 요즘 금리하락 추세에 놀란 나머지 “더 떨어지기 전에 어떤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은지 추천해달라”며 다급한 심정을 드러낸다.
이런 고객에게는 ‘발상의 전환’을 권하고 싶다. 숨이 턱에 차면 잠시 쉬면서 가뿐 숨을 고르는 게 다음 출발을 위해서 현명하다. 허겁지겁 금리를 따라가는 게 능사는 아니다.
금리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앞의 공식대로 장기확정상품을 고르는 것보다 향후 반등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어떨까. 단기상품에 주목하라는 얘기다.
국민은행은 6일부터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12%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 수준의 금리다. 빠른 속도로 떨어진만큼 재차 튀어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시기다.
정부는 곧 수십조원의 구조조정기금 채권을 발행하기 시작한다. 채권발행 물량이 늘어나면 금리는 상승한다. 또 은행금고에는 여유돈이 많지만 정작 이 돈을 써야할 기업들은 구조조정 한파에 휩싸여 쉽게 돈을 끌어쓰지 못한다. 구조조정의 부작용으로 기업도산이 대거 발생하면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유 돈이라면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3개월정도라면 양도성예금증서(CD) 표지어음이 괜찮다. 금리는 6일 현재 연 13%안팎.
또 1년정도 투자한다면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3월 또는 6월단위로 중도해지가 가능한 세금우대형 ‘회전식 정기예금’이 안성맞춤. 3월 또는 6개월단위로 적용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예컨대 금리가 상승하면 만기까지 가고 떨어지면 중도해지하는 방안을 고려해봄직 하다.
이강운<경제부 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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