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빅딜]현대-LG 「2각」? SK포함 「4각」?

  • 입력 1998년 6월 24일 19시 18분


방북했던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의 귀환으로 빅딜(대규모 사업교환)논의가 급류를 타고 있다.

특히 각 그룹들은 당초 반도체―자동차―유화의 3각빅딜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어 멀지 않아 구체적 방안들이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 삼성 LG 등 빅딜관련 그룹 구조조정 담당 부사장들은 지난주말 1차 접촉을 갖고 빅딜의 방향에 대한 각 그룹의 입장을 탐색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여권이 제시한 3각빅딜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현대 LG 등은 각각 독자적인 빅딜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초 빅딜 논의에서 제외됐던 SK도 LG의 PCS분야와 빅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4각 또는 2각빅딜 구도로 갈 가능성도 있다.

▼현대 ‘전자냐, 유화냐’〓정명예회장의 귀환이후 그룹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이계안(李啓安)부사장을 비롯, 경영전략팀의 움직임이 어느때보다 빨라졌다.

현대는 당초 여권이 권유했던 현대전자를 빅딜대상으로 내놓는 문제를 다시 검토하고 있는 상태.

현대석유화학의 경우 대규모투자가 거의 끝난 상태이고 정명예회장이 동생인 고(故)정신영(鄭信永)씨 몫으로 떼어놓은 것이어서 빅딜 대상으로 내놓기 어렵다는 것이 현대측 입장. 반면 현대전자는 통신서비스분야 컴퓨터분야를 매각이나 분사(分社)형태로 떼어낸 상태이며 위성통신장비 제조분야도 포기해 사실상 반도체분야 하나만 남아있다.

▼자동차카드 노출된 삼성〓삼성은 이미 삼성자동차 카드가 완전히 노출된 상태. 되든 안되든 결말이 빨리 나야된다는 입장이다. 빅딜논의 이후 자동차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

빅딜 논의 초기에 상대적으로 호의적이었던 삼성측은 그러나 자칫 잘못 나섰다가는 ‘빅딜의 최대수혜자는 삼성’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자동차의 가격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을 우려, 조심스럽게 관망하는 태도.

▼LG ‘PCS냐, 반도체냐’〓LG는 미국 인텔사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외자유치가 거의 성사단계에 이른 반도체 대신 LG텔레콤과 LG정보통신 등 다른 사업부문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데이콤 위장지분 문제로 골머리를 썩여온 LG의 내부에선 LG텔레콤과 정보통신을 넘겨주면 데이콤 대주주 위치를 확실하게 지킬 수 있으며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까지 인수합병하면 종합유선통신사업자로 변신할 수 있다는 평가.

한편 SK도 SK석유화학분야중 일부와 LG의 PCS사업부문을 빅딜하는 방안을 신중히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PCS 주파수를 받기 위해 노력해온 SK입장에서는 LG에 석유화학을 넘겨주고 PCS를 받아 정보통신분야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그러나 수직계열화 돼있는 유화분야에서 정유만 남겨놓고 중간분야를 빼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제기돼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이·김승환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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