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그룹 사실상 해체…출자전환등 채권은행단 요청

  • 입력 1998년 5월 23일 06시 23분


해태그룹이 사실상 그룹을 해체하는 방안을 채권은행단에 제출하고 출자전환 및 부채탕감 등 지원을 요청했다.

조흥 장기신용은행 등 30개 해태그룹 채권은행은 22일 조흥은행에서 해태그룹이 제시한 자체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은행 입장을 28일 취합할 예정이다.

해태그룹의 은행권 여신은 3월31일 기준 대출금 9천8백62억원, 지급보증 2천5백20억원 등 모두 1조4천4백85억원에 달한다.

해태그룹은 1안으로 제과 음료 유통 등 3개사 자산을 해외에 매각한 뒤 남은 사업부문을 해태상사와 합병한다는 방안을 제출했다. 해태그룹은 자산매각 대금으로 은행빚을 갚은 뒤 나머지 빚은 탕감해줄 것을 채권은행단에 요청했다.

2안은 전자와 중공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들이 빚을 주식으로 전환한 뒤 계열에서 분리하고 해태타이거즈는 유지하는 것이다. 음료 유통 2개사의 자산을 해외에 팔고 남은 사업부문을 상사와 합병한다. 매각대금으로 빚을 갚고 남는 빚은 탕감한다. 해태제과는 자본금을 감자(減資)한 뒤 은행빚을 출자로 전환한다. 출자전환 뒤 제과의 지분 51%를 해외에 매각한다. 전자 중공업 타이거즈의 처리는 1안과 같다.

3안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방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적다. 해태그룹은 계열사를 합병한 뒤 1조원의 빚을 출자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일부 은행은 제과에 대해서만 1천억원 정도를 해주는 게 좋다는 입장. 출자전환후에 기업이 망하면 은행입장에서는 꿔준 돈을 한푼도 못챙길 우려가 있기 때문.

종금 등에서는 해태전자에 대한 출자전환에 적극적이지만 은행에서는 전자에까지 출자전환을 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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