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도태기업 月內 선정」 초비상…자율정리 빨라질듯

  • 입력 1998년 5월 11일 19시 4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달말까지 도태기업 선정방침을 밝히자 재계는 부실기업 판정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30대 그룹들은 금융기관의 부실기업판정위원회가 가동돼 본격 선정작업을 벌일 경우 현재 각 그룹이 추진중인 계획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자발적인 기업정리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각 그룹의 주력업종에 포함돼 있지 않은 계열사나 재무구조가 나쁜 계열사에서는 도태기업에 선정될 것을 우려, 임직원 및 하청업체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달부터 각 그룹이 정리대상 기업을 일시에 매물로 내놓을 경우 오히려 구조조정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

또 은행에서 아무리 보안을 철저히 한다 해도 ‘도태기업 살생부(殺生簿)’가 나돌게 되면 내부 동요를 막을 길이 없고 매각도 불가능해질 것으로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그룹은 이달말 도태기업으로 선정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부실계열사들을 합병 또는 매각하기 위해 작업을 가속화할 움직임이다.

현대 LG 등 상위그룹들은 수익성이 없는 사업부문을 도려내 독립시키거나 외국자본을 유치, 기업 재무구조를 건실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며 일부 중견그룹들은 합병 또는 매각을 통해 그룹 몸집을 현재의 20∼30%선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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