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족벌체제 경영]내부자거래 매개 『몸집불리기』

입력 1998-01-06 20:00수정 2009-09-2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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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가족에 의한 기업지배 및 경영은 한때 ‘한국적 경영모델’로 자리잡는 것처럼 보였다. 오너가(家)로 집중되는 의사결정과정과 그로부터 나오는 강력한 추진력은 어느 세계적인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강점이라는 주장이었다. 한국이 국가부도를 모면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면서 이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자본주의 논리를 대변하는 IMF조차 한국 경제위기의 주요 병인(病因)으로 재벌체제를 지목하고 나섰다. 혈연 중심의 소유구조는 내부자 거래라는 경영체제를 매개로 몸집을 불렸고 증식하면서 다시 ‘분가’돼왔다. 현대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그의 동생들이 그룹 계열사를 분할 지배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제일제당 한솔 신세계 등 위성그룹으로 분할됐지만 지난해 이건희(李健熙)회장의 처가쪽 회사들이 줄줄이 삼성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우성 삼미 등 대기업에서 여실히 드러났듯 경영권을 넘겨받은 2세들은 무리한 투자를 벌여 부도를 맞았다. 충분한 경영수업도, 경영 역량에 대한 검증도 받지 않은 결과였다. 한국적인 기업소유 및 지배구조가 오죽이나 한심했으면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재벌을 철폐해야 한다”고까지 지적했을까. 〈백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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