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한탕주의」 판친다…주가 양극화현상 뚜렷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41분


최근 주가가 개별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 등 합리적 예측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분위기에 따라 휩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툭하면 상한가 하한가 종목이 쏟아져나오는 「모 아니면 도」식의 투기적 시장이 이뤄지는 것이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주가가 오른 종목은 하루 평균 3백58개이며 이중 상한가까지 오른 종목수는 2백62개로 상승종목의 73.3%에 달했다. 주가 상승종목중 상한가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9월 11.6%에서 매달 급증 추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주가 하락종목중 하한가종목 비중은 9월 6.5%에 그쳤으나 이달 들어서는 무려 79.1%로 급증했다. 지난 15일에는 주가가 오른 7백76개 종목중 90.5%인 7백2개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12일에는 8백50개 하락종목중 92.6%인 7백87개가 하한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올랐다 하면 상한가, 내려가면 하한가인 셈이다. 반면 주가변동이 없는 보합종목은9월 1백17개에서 이달에는 평균 29개로 현격히 줄어드는 추세.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주가폭락으로 큰 피해를 본 투자자들 사이에 「한탕」심리가 폭넓게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시장상황속에서 어떻게든 손실을 만회해 보려는 투자자들이 앞뒤 가리지 않은채 오를 것같으면 무조건 사들이고 내릴 것같으면 무조건 내다파는 분위기라는 것.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 내용이나 금융실명제 보완 등 굵직한 재료가 쏟아져 나온 것도 주가 양극화를 부추겼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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