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종신탁 뭉칫돈 몰린다…배당률 年20%이상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15일부터 시판되고 있는 신종적립신탁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은행권에 하루 평균 1조원의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만기가 6개월로 짧은데다 은행들이 연 20%이상의 배당률을 고시한 게 주효했다는 지적이다. 고객들은 배당률이 높을 수록 많은 이자를 받게 돼 유리하지만 정작 상품을 파는 은행 입장에서는 마냥 달갑지 않다는 표정. 은행 스스로 고금리를 부추기는데다 유치자금 중 상당부분이 같은 은행계좌에서 이동된 것이기 때문. ▼얼마나 인기있나〓조흥 주택은행 등 12개 은행의 신종적립신탁 계좌에는 지난 19일 현재 총 3조6천5백25억원이 유입됐다. 특수은행을 포함, 전 은행권에서 시판하는 점을 감안할 때 하루 평균 1조원가량의 뭉칫돈이 속속 예치되는 셈. 은행들이 고시하는 1일 배당률을 보면 고금리를 몸으로 느낀다. 시판 첫날인 15일 한미은행이 연 23.5%를 고시한데 이어 20일 주택은행은 연 23.94%의 배당률을 고시했다. ▼금융권 파장〓금융권에서는 신세기투자신탁의 업무정지를 가속화한 원인 중 하나로 신종적립신탁의 시판을 꼽고 있다. 갈팡질팡하는 고객들이 연 20% 고율배당에 솔깃, 투신사에 예치한 목돈을 대거 인출하고 있다는 것. 투신사들은 실제로 하루 평균 5백억원의 뭉칫돈이 투신사계좌에서 신종적립신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정경제원은 신종적립신탁의 배당률을 「근로자우대신탁」 배당률(상업은행의 경우 연 15.8%)의 상하 1%범위 내에서 고시하라고 다그쳤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고배당률이 유지될까〓은행들은 연 25%이상에서 확보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가 많아 적어도 6개월동안은 연 20%이상 배당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신규유입자금 가운데 절반가량은 자체 예금상품이나 신탁상품에서 「계좌이동」한 자금이란 점. 따라서 기존 예금 또는 신탁계정에서 운용하던 저수익 자산을 신종적립신탁이 떠안아 운용하게 되면 배당률이 하락, 신탁운용보수(수수료)를 공제하면 연 15%를 약간 넘는 정도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강운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