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油도입 차질 우려…은행들 신용장 개설 거부

  • 입력 1997년 12월 13일 07시 23분


달러가 모자라는데다 국내 금융기관이 수입신용장 개설을 거부하고 있어 원유 도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유 5개사 관계자들은 12일 『지난 수개월동안 외화난을 이유로 수입신용장 한도액을 줄여온 국내 은행들이 이달 초부터 수입신용장 개설을 사실상 동결, 원유 도입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사 관계자들은 『이달은 지난달에 개설한 수입신용장으로 그런대로 원유를 들여오고 있지만 이달에 신규로 신용장이 개설되지 않아 수출업체들이 선적을 미루고 있는 만큼 수송기간을 감안할 때 다음달 수입에는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외상수입(연지급수입)을 보증하는 수입신용장 개설을 거부하는 것은 정유업체들에 대한 수입신용장 허용액의 20%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연말까지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는데 부담이 되기 때문. 이에 따라 은행들은 수입대금을 현금으로 내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유업체들은 달러가 없어 이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도 한국의 국가신인도 및 정유업체들의 신뢰도 하락을 이유로 수입신용장 개설을 거부, 중동 등지의 수출업체들이 원유 선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정유업체들에 작년 수입물량을 기준으로 33일분의 원유를 비축해놓으라고 했지만 달러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도입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정유업계는 그동안 월 7천만∼8천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해왔으며 전량을 외상수입 신용장으로 계약해왔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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