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보고서에 담긴 내용]언제든 「한국돈줄」 죌수있다

  • 입력 1997년 12월 9일 08시 04분


재정경제원이 8일 공개한 국제통화기금(IMF)이사회 보고서는 우리 재정 통화 등 정부의 정책 수립기능이 얼마나 제약받게 됐는지를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IMF이사회 보고서에는 또 그동안 정부가 외환 및 외채를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해 왔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단기외채는 지난 93년까지만 해도 중장기외채보다 적었으나 94년부터 역전, 그해 3백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53.4%에 달했다. 단기외채는 해를 거듭할수록 비중이 커져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난해는 무려 58.2%에 달했다. 이는 당시 정부가 기업들에 이자가 비싼 장기자금 대신 단기자금을 조달하도록 유도한 결과. 특히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한 해엔 『빨리 빌려 빨리 갚는 것이 선진국』이라며 기업들을 독려, 단기자금을 무더기로 빌려 썼다. 올들어 외국 금융기관들이 무차별 회수에 들어가자 결국 IMF에 손을 벌리는 처지가 됐다. IMF의 자금지원은 이달부터 2000년 11월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2백10억달러 규모로 이뤄진다. IMF의 시기별 자금지원 규모는 일종의 상한선으로 이를 넘겨 지원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IMF는 3년 동안 모두 8차례의 자금지원 조건 이행 점검을 통해 한국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지원의 고삐를 당길 수 있다는 얘기. 특히 IMF는 이번 지원기간 중 한국이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했다. IMF회원국은 자국 출자금의 25% 한도내에서 언제라도 특별인출금(SDR)을 기금으로부터 인출할 수 있다. 한편 임창열(林昌烈)경제부총리와 이경식(李經植)한국은행총재는 미셸 캉드쉬IMF총재에게 아시아통화기금(AMF)과 같은 별도의 기구가 발족되면 이로부터도 지원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임부총리는 이같은 뜻을 양해각서와 함께 보낸 서한에서 밝혔다. IMF와 미국은 그러나 IMF이외에 별도의 국제금융기구를 발족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 AMF를 통한 지원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재경원은 이날 휴버트 나이스 IMF실무협의단장이 4일 IMF이사회에 보고한 합의문과 양해각서 등 전문을 공개했다. 재경원은 또 나이스단장에게 『IMF보고서가 국내 일부 언론에 유출돼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쳤고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유출경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백우진·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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