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매」수작업 41년 『끝』…내달 1백% 전산화

  • 입력 1997년 8월 27일 20시 40분


다음달부터 주식매매가 100% 전산화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그동안 수작업으로 매매해 왔던 태광산업 등 30개 종목을 포함, 모든 종목에 대해 집에서도 PC를 통해 즉시 주문을 내고 매매체결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지난 56년 3월 국내 주식시장이 열린 이후 41년 6개월간 계속돼온 수작업매매는 숱한 애환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증시 개장이래 주식매매 시스템은 크게 격탁(擊柝·딱딱이 치기)매매에서 포스트매매를 거쳐 전산매매로 바뀌었다. 격탁매매는 증시개설 초기부터 74년까지 18년간 계속됐다. 매도측과 매수측이 한자리에 모여 사고 팔 수량과 가격을 수신호를 통해 전달, 의사가 합치되는 순간 격탁수가 딱딱이를 쳐 매매가 성립됐음을 알리는 방식. 원시적인 경매장면을 연상케 했다. 75년부터 88년까지는 증권거래소 직원이 육각형 모양의 포스트에서 주문표를 받아 거래를 체결하는 포스트매매 방식만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포스트 직원들은 월급보다 야근수당이 많아졌고 지난 88년 6월 포항제철 주식이 국민주 1호로 상장될 때는 포철주 한 종목의 호가(呼價)표만 2m 이상 쌓이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전산매매가 활성화되면서 수작업매매의 비중은 90년 7월 10%, 지금은 0.3%로 줄어들어 포스트는 사실상 주식시장의 상징으로만 남아 있었다. 거래소는 매년 연말 갖는 「호가표 뿌리기」 행사를 수작업매매가 끝나는 오는 30일 특별 연출키로 했으며 포스트도 일반인 관람용으로 영구 보존키로 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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