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기아인수作戰 3월부터 극비추진…本報입수

  • 입력 1997년 8월 22일 08시 27분


기아자동차 인수추진설을 부인해온 삼성그룹이 사실은 적어도 지난 3월부터 기아자동차 인수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그룹은 또 유력 시중은행과 신세기이동통신 데이콤 등 통신서비스 업체의 인수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21일 본보가 입수한 삼성그룹 비서실 내부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이 그룹 비서실 기획홍보팀이 지난3월4일 작성, 최고경영층에 올린 「보고(報告)―신수종(新樹種)사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은 주력사업인 전자 등의 분야 이외에 자동차 금융 통신서비스 분야를 전략사업분야로 설정, 이들 분야의 유력업체 인수를 추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자료는 「현재 쌍용과 기아자동차의 경영난이 가중돼 앞으로 경영 회생 및 독자적 경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 자동차사업의 경쟁력 조기확보를 위해 쌍용과 기아자동차의 전략적 인수를 추진할 것」을 밝히고 있다. 보고서(계획서)는 「단기적으로 쌍용자동차의 현안 해결에 주력해나가면서 기아자동차 인수 분위기 및 여론을 점차 조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건의를 강화하고 정부와의 공고한 공조체제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측이 지금까지 기아자동차 인수의도를 부인해온 것과 배치되는 것이다. 삼성측은 지난4월 작성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재편의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방안」이라는 보고서가 널리 유포돼 업계 등에 일대 파란이 일자 『삼성자동차의 한 직원이 개인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룹 비서실의 계획서는 「쌍용 및 기아자동차의 전략적 인수로 후발 업체로서의 핸디캡을 보완하면서 규모의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함으로써 현대에 필적하는 연(年) 1백70만대의 생산능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계획서는 「정부의 금융개혁 및 금융산업 재편에 전략적으로 대응, 금융사업의 다각화 및 경쟁력 제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한미은행을 매개로 유력 시중은행의 인수를 추진하고 기존 카드 증권업의 업무영역 확대를 통해 리스 벤처 투자업 등 신규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획서는 또 「통신서비스 사업은 21세기 고수익 고성장의 유망사업」이라며 「장기적으로 신세기이동통신과 데이콤 등 유력 통신서비스업체의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측은 이 문건에서 「정부는 포철을 철강전문업체로 육성한다는 방침아래 한보철강을 떠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포철은 신세기이동통신 등 비철강분야의 사업에서 철수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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