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죽은시간」살려라』…MS,「온나우」개발 온 힘

  • 입력 1997년 5월 14일 10시 15분


「컴퓨터의 킬링타임을 없애라」. 아무리 고성능 펜티엄PC라도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운영체제(OS) 윈도95의 길고 긴 「부팅 시간」에는 맥을 못춘다. 짧게는 1분, 이것저것 컴퓨터에 설치해놓은 프로그램이 많으면 부팅에만 4,5분씩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컴퓨터를 켜고 부팅하는 동안 사람은 그저 화면만 쳐다보며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 레이즈 레디학장(전산학)은 『윈도95를 쓰는 6천만명의 미국인이 부팅시간으로 1,2분씩 낭비한다』며 『이 시간은 1천명이 1년간 근무하는 시간에 달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는 『이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해마다 2백50억달러(약 22조원)라는 엄청난 손실』이라며 MS사를 향해서 맹렬하게 공격을 퍼붓고 있다. 그의 주장에 대해 MS사도 손을 들고 말았을까. 미국 애플사나 IBM, 아니면 다른 소프트웨어업체가 이 틈을 노려서 운영체제 시장을 뒤집을 새 소프트웨어를 먼저 내놓는다면 MS사로서는 아마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를 염려해서 MS사는 최근 차세대 운영체제 「멤피스」 개발팀 내에 「온나우(On Now)」라는 기술 개발팀을 긴급 구성했다. 「온나우」 기술은 컴퓨터를 켜면 부팅시간을 없애고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개선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뜻한다. 컴퓨터도 TV VTR 같은 가전제품처럼 전원을 켜자마자 바로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온나우」 기술은 원래 컴퓨터를 한번 켠 다음 전원을 끄지 않는다는 뜻. 강력한 전원 관리 기능으로 컴퓨터에는 미세한 전류만 흐르고 마치 꺼진 것 같은 절전 모드로 들어간다는 간단한 원리가 「온나우」기술의 핵심이다. 따라서 외부에서 전화나 팩스가 전송되어 오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켜지면서 데이터를 받을 수도 있다. MS사의 재빠른 움직임을 포착한 미국의 컴팩, 휼렛패커드, 대만의 에이서, 일본 도시바 등 1백여개의 PC메이커들은 잇따라 「온나우」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 업체마다 MS사의 「온나우」 기술을 혹 잘못 무시했다가 훗날 PC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나름대로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온나우」기술의 바람은 국내 주요 PC메이커에도 영향을 미쳐 PC시장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온나우」에 관한 정보는 MS홈페이지「www.microsoft.com/hwdev/onnow.htm」에서 얻을 수 있다. 〈김종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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