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신화]23년 『장수』 「오리온 초코파이」

  • 입력 1997년 4월 14일 07시 59분


동양제과의 간판인 「오리온 초코파이」는 지난 74년 태어난 제과업계 최장수 상품. 작년 12월 한달 매출액이 53억원으로 단일제품으로는 최고기록을 세웠다. 봉지수로는 한달동안 3천5백30여만개가 팔린 셈이다. 초코파이는 74년 50원으로 시작, 76년 1백원으로 인상한 후 만20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작년 1월에야 1백50원으로 올렸다. 74년 1백38원(전국평균)하던 자장면은 작년 2천5백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매출은 아직도 매년 30%이상씩 늘고 있다. 꼬마들은 물론 군인 노인도 즐겨먹는 「국민의 과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가격을 올리지 못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끊임없는 사랑으로 보답한 것. 상품의 포장단위를 바꾼 것도 매출을 급신장시킨 주요인이다. 초코파이는 어린이 간식으로 주부가 준비한다는 사실에 착안, 낱개로 판매하던 포장단위를 12개씩 든 케이스로 바꿔 내놓았다. 포장단위를 바꾸자 매출이 12배로 늘었다. 한국인의 정서인 「정(情)」을 주제로 한 광고도 눈에 띈다. 88년부터 광고에 집배원 경비원 간이역 간수 등 무명인물이 등장, 이웃간의 소박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초코파이는 이제 해외 50여개국에 연간 3천1백만달러어치가 팔린다. 지난 93년 부산지역에서 러시아인 보따리 장수가 초코파이를 대량매입해 간다는 소문을 듣고 저개발국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동양제과는 「국민의 과자」가 아닌 「세계인의 과자」가 될 날을 준비하고 있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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