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빅뱅」예고…무리한 설비투자로 공급과잉

  • 입력 1997년 3월 20일 20시 09분


[허승호기자] 국내 2위의 철강기업인 한보의 부도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국내 특수강수요의 30%를 공급하던 삼미가 쓰러졌다. 작년말에는 고급강 생산업체인 환영철강이 부도를 내고 신호그룹으로 넘어갔다. 특히 철강회사들의 연쇄도산은 정부가 최근 심도있게 거론하고 있는 산업구조조정과 맞물려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철강은 우리나라 5대산업의 하나인데다 기업 하나하나가 모두 대규모인 장치산업이어서 기업 부도가 경제에 주는 충격은 심각하다. 철강업계의 잇단 침몰은 일차적으로 △무리한 시설투자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세계 철강경기가 침체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과잉설비에 따른 과잉공급현상이 빚어지는 등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쳐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세계 철강소비가 2005년까지 연평균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비관적인 장기전망에도 불구하고 철강경기가 95년을 전후해 단기적인 호황을 나타내자 업계에선 장래를 낙관, 노후설비교체 자동화설비도입은 물론 한보 당진제철소, 포철 광양5고로 등 신설도 활발했다.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국내 스테인리스업계가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해 올해 대미수출을 작년수준으로 묶기로 한데다 잇단 핫코일(열연강판)값 하락으로 더욱 가중되고 있다. 姜慶植(강경식)부총리 등 새경제팀은 현재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경쟁력강화를 천명하고 있어 그 여파가 철강산업에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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