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새경영팀 교체이유]「朴泰俊사단」경계한듯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임규진기자] 포항제철이 한보철강의 위탁경영인을 朴得杓(박득표)전 포철사장에서 孫根碩(손근석)포스코개발회장으로 전격 교체한 것은 이른바 「朴泰俊(박태준)사단」의 일련의 움직임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박태준사단의 핵심인물중 한 사람인 박득표씨는 위탁경영인으로 내정된 뒤 10일전부터 한보철강 경영전반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사실상 위탁경영인으로 활동했다. 지난 2일에는 채권은행단과 만나 경영권문제까지 협의했고 이후 당진제철소의 위탁경영 임원진에 李大公(이대공)전 포철부사장 등 박태준맨들이 대거 포진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일 귀국한 박태준씨가 기자회견에서 『한보철강사태는 모두 정부책임』이라고 발언, 정부를 자극했다. 특히 박득표씨는 공공연하게 이대공씨 등 박태준사단을 불러모으며 포철측에 경영 전권을 요구하고 나서 정부와 포철내부에선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에대해 金滿堤(김만제)포철회장은 『채권은행단에서 전직임원보다 현직 임원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한데다 박득표씨가 자금관리와 인사권 등 경영 전권을 요구하여 채권은행단과 갈등을 빚어 박씨를 교체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대선을 앞두고 박태준사단이 한보철강을 중심으로 다시 모인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고 이번 당진제철소 위탁경영진 선정과정에서 이런 움직임이 노골화하자 전격교체, 이를 조기차단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박득표씨가 김만제회장을 찾아가 『너무 부실해 도저히 위탁경영인을 맡을 수 없다』고 고사, 교체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아무튼 4일 김만제회장이 「한보철강 정상화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당진제철소는 포철 책임하에 경영정상화의 길을 가게 됐다. 김회장은 인프라설비를 정부에 맡기고 포철의 경영 및 기술능력을 도입하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는 정상화 시점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 경영정상화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특히 코렉스공법 미니멀공법 등 신기술문제와 설비자금유용문제 등에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포철의 역할은 단순히 당진제철소의 완공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는 설사 완공한다고 해도 누적적자가 쌓일 것이 뻔하므로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긴 어렵고 자칫하면 포철까지 부실화할 우려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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