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자 26인 “설강화, 역사왜곡 우려” 디즈니+에 공개서한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1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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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한국학자 26명이 JTBC 주말극 ‘설강화:Snowdrop’의 역사 왜곡을 우려하며 방영 재고를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디즈니 플러스에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배경윤 조지아공대 한국학 조교수 등 학자 26명은 지난 10일 루크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에게 ‘디즈니플러스에 제공되는 한국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한국학자로서 편지를 쓴다“며 공개 서한을 발표했다.

이들은 ”창작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드라마가 ’픽션‘이라는 변호는 해당 픽션이 실제 역사에서 너무도 많은 디테일을 가져왔을 때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설강화‘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설강화‘가 당초 여주인공 이름으로 실제 민주화 운동가였던 천영초씨의 이름을 딴 ’은영초‘로 했다가 추후 문제가 되자 ’은영로‘로 바꾼 점, 천영초씨의 남편인 정문화씨가 민청학련 사건 때 간첩으로 몰려 구속, 고문당했음에도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남파 간첩과 사랑 이야기를 펼치게 된 점 등이다.

또 베를린을 통해 대학원생으로 위장해 들어오는 남파간첩의 설정이 ’동백림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 여주인공의 아버지 캐릭터인 ’은창수‘의 프로필이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진압한 박준병 20사단장과 흡사하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한국과 전 세계에는 자격을 갖춘 한국사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며 ”국제적 OTT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근현대사라는 맥락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의 사학자, 근현대사 교수 등 전문가의 소견을 구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은영로‘(지수)의 로맨스다.

그룹 ’블랙핑크‘ 지수의 출연과 글로벌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공개 등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민주화운동 폄훼·안기부 직원 캐릭터 미화 의혹 등으로 역사 왜곡 비판에 직면해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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