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넘버 원’, 한국김치 열풍 이끄는 종가집

글/계수미 기자 , 동아일보 골든걸 입력 2021-03-23 03:00수정 2021-03-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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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계수미 기자의 K-푸드 트렌드②
발효연구·포장기술 개발로 성공, 최근 면역력 강화 효과로 주목받아
해외에서 가장 많이 찾는 종가집 ‘맛 김치.’ 종가집은 김치의 맛을 좋게 하는 유산균 연구와 포장 신기술 개발로 ‘한국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서왔다.
우리 고유의 전통 발효음식 ‘김치’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1억 4451만 달러로 2016년 대비 80% 넘게 늘었다.

이러한 수출 상승세는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집’이 이끌고 있다. 전체 김치 수출액 중 종가집의 비중은 41%를 차지한다. 종가집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5900만 달러로 2016년에 비해 2배 넘게 뛰었다.

종가집 김치를 선두주자로 한국김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김치의 면역력 강화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0년 7월 몽펠리에 대학의 장 부스케 명예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 수와 지역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 논문은 ‘발효배추를 주로 먹는 국가들에서 사망자 수가 적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한국인들이 먹는 ‘발효배추(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 부스케 교수는 세계 만성 호흡기질환 퇴치 연맹(GARD) 회장을 지낸 호흡기·알레르기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세계김치연구소 권민성 박사 연구팀이 ‘코로나19에 대한 김치의 항바이러스성 효능’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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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장김치 1호, 김치의 세계화 위해 ‘대대로 전해 내려온 손맛을 표준화’
기와를 그려 넣은 종가집 로고.
‘종가집’은 국내 최초의 포장김치 브랜드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대표음식인 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상품화’ 필요성이 대두됐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이 다르지 않은 표준화, 해외 수출을 위해 시간이 지나도 맛이 유지되는 포장 기술이 필요했다. 1988년 조선 궁중음식 전수자인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고(故) 황혜성 요리연구가 등 김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받아 표준화된 조리법이 개발됐다. 또한 효과적인 포장을 위해 전문가들이 모여 김치 상품화를 이루어냈다. 브랜드 이름은 ‘대대로 전해 내려온 손맛을 표준화 한다’는 의미에서 ‘종가집’으로 정했다. 종가집 로고에는 기와지붕을 그려 넣었다. 종가집은 포장김치 1호로 시장형성과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숨쉬는’ 김치의 탄산가스 잡는 포장 신기술 개발에 성공
종가집 김치는 포장 기술로 특허를 받기도 했다. 처음 김치를 상품화하는데 가장 큰 난관은 탄산가스를 잡는 것이었다.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숨쉬는’ 김치의 특성 때문에 탄산가스가 발생해서 포장재가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생겼던 것. 종가집은 1989년 탄산가스를 붙잡아두는 가스흡수제를 김치 포장 안에 넣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치 고유의 맛과 품질에 영향이 없으면서, 포장 형태를 유지하고 유통 과정에서 파손을 막을 수 있는 신기술이었다. 90년 이 기술은 특허 등록이 됐고, 이듬해 업계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했다. 95년에는 전통식품품질 인증마크를 획득하며 세계일류화상품으로도 선정됐다.

한편, 종가집은 캔김치를 개발해 통조림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소비자가 김치를 용기에 따로 옮겨 담지 않아도 되도록 페트(PET)용기를 활용한 포장김치도 내놓았다. 단순한 비닐포장에서 벗어나 편의성을 고려한 페트 포장은 수출로도 확대돼 현재 일본에서는 페트용기 포장김치가 판매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2001년부터 김치유산균 연구,

유통기한 늘이는 천연항균제까지 개발
종가집은 2001년부터 김치 유산균 연구를 시작해 4년 후 ‘류코노스톡 DRC0211’이라는 김치 유산균을 직접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보통 집에서 담가 땅 속에 묻어 숙성시키는 김장김치는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내는데, 문제는 일정 기간이 지나 유산균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김치 맛도 급격히 시어진다는 것이다. 종가집은 여기에 착안해 가장 맛이 좋은 김치에서 500여 종의 유산균을 분리했고, 좋은 맛을 내면서 오래 가는 유산균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유산균을 종가집 김치에 접목해 상품화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배추를 발효해 천연항균제인 ‘식물성 유산균 발효액 ENT’를 만들었다. 특허등록까지 한 이 유산균은 유해 미생물이 생성하는 물질로부터 식품을 보호하는 강력한 항균효과가 있으며, 부패를 유발하는 미생물을 억제해 식품의 유통기한을 50% 이상 연장할 수 있다. 현재 김치, 두부, 어묵 등 신선식품뿐 아니라 음료, 제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에 다양하게 쓰이며 김치유산균의 활용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김치유산균 연구를 진행해 발효능력이 뛰어난 ‘김치발효종균 DRC1506’을 개발했다. 이를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 종가집김치아이’로 명명하고 특허등록을 했다. 이 발효종균은 저명 학술지인 국제 미생물 계통분류학회지(IJSEM)에도 게재됐으며, 2017년 2월부터 종가집 김치에 사용되고 있다.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유럽, 남미까지 전 세계 40여 개국 진출
국내 포장김치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종가집에서 현재 가장 인기를 모으는 김치는 ‘포기김치’다.
국내 포장김치 점유율 1위 브랜드인 종가집에서 현재 가장 인기를 모으는 김치는 ‘포기김치’다. 배추를 포기 그대로 담근 김치로 서울 및 경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부 지방 양념을 기본으로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남해안산 멸치젓을 사용한 진한 양념의 전라도 포기김치는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출시 반년 만에 종가집의 대표 김치로 빠르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포기김치 다음 인기 상품으로는 해외에서 가장 많이 찾는 맛 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가 뒤를 잇는다. 이들 4종은 할랄 인증을 받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아랍 국가들에도 수출되고 있다.

2021년 1월 프랑스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 참가자.
종가집 김치는 현재 대만과 홍콩, 일본 등 아시아를 비롯해 미주, 유럽 등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다. 이제 한인들의 수요에 머물지 않고, 일본 수출 물량 90%,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수출되는 물량 80% 이상을 현지인이 소비한다. 최근에는 미주, 유럽 등 서구에서도 김치를 찾는 현지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아프리카나 남미 등 원거리 지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미국 주요 대형마트까지 점포 확대, 현지인 구매 비율 부쩍 늘어
2020년 11월 미국 종가집 김치 요리대회 기념촬영.

특히,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 시장의 수출 증가가 눈에 띈다. 그간 대상은 미국 내 다양한 유통채널에 종가집 김치를 판매해왔다. 2019년부터는 미국 내 종가집 김치의 수요가 늘어나며 주요 대형마트까지 입점 점포가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푸드 매대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김치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종가집 관계자는 “5∼6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 내 김치 구매고객의 90% 이상이 현지 한인이었지만, 최근 현지인 구매비율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주로 친구나 지인이 한국인이거나 한국여행을 통해 김치를 맛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K-팝 콘텐츠를 공유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BTS나 류현진 등 한인 스타 팬들이 생기면서 한국 대표음식인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중국 현지 종가집 김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코스트코 등 대형 클럽 스토어(회원제 마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고,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판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종가집은 해외 공장도 설립해 글로벌 김치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갖춰나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연운항 신규 공장을 가동해 김치를 현지에서 생산한다. 미국에서도 올해 가동을 목표로 김치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종가집은 국내 업계 최초로 북미와 유럽에서 식품안전 신뢰도 표준으로 여겨지는 ‘코셔(Kosher)’ 인증마크를 획득하며 김치 수출에 힘을 더하고 있다. 종가집 관계자는 “앞으로 유대인, 무슬림뿐 아니라 채식주의자, 웰빙을 지향하는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코셔 시장에 김치를 수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계수미 기자 soomee@donga.com
사진/종가집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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