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창리 바다에서 국내 최초 중국 남송대 인장·인장함 발견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30일 13시 31분


코멘트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인근해역에서 국내 최초 중국 남송시대 인장과 인장함이 나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이 올해 4~6월 시행한 제주시 한경면 신창리 인근해역 조사 결과, 국내 최초로 중국 남송(1127~1279)대 인장 두 과(顆)와 인장함을 일습으로 발굴했다.

인장 두 과와 인장함은 해저에 있는 바위 사이 모래 제거 과정에서 나았다. 인장들은 선박에 타고 있던 상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 과 모두 재질은 목재다.

이 중 한 과는 정사각형 인신 위에 단순한 형태의 손잡이 인뉴(印?)가 있다. 크기는 가로 1.7㎝×세로1.7㎝에, 높이는 2.3㎝다.

인면(印面)에는 ‘謹封(근봉)’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근봉은 ‘삼가 봉한다’는 의미로 서신을 발송할 때 봉투에 찍거나, 물건을 포장하고 그 위에 찍는 용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인면에 새겨진 글자 획 사이에는 붉은색 인주까지 일부 남아있다. 우리나라 인장 중에서도 ‘근봉’이 있으나 조선 시대 것들이다.

다른 한 과의 인장은 인면에 문양이 새겨져 있다. 크기는 가로 1.4㎝×2.8㎝에, 높이 2.2㎝다. 중국 학계의 분류에 따르면 길상무늬를 새긴 초형인(肖形印)에 해당된다.

문양은 크게 위아래로 구분되는데 상부는 동전 모양으로 추정되나 명확하지 않으며, 하부는 불분명하다.

인장함은 조각으로 발견돼원래 형태를 완전히 알 수는 없다. 사각형 몸체에 뚜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성분은 납과 주석이다.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3월 해녀가 조업 중 발견한 금제장신구를 신고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그해 4월, 당시 문화재관리국에서 수중조사를 진행해 추가로 금제장신구 2점을 발견했다.

1997년 제주대학교박물관에서 이 해역을 추가로 조사하면서 중국 남송 시대 도자기(청자)를 확인했다. 이들은 푸젠성(福建省)에서 제작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저장성(浙江省) 룽취안요(龍泉窯)’에서 제작된 청자들이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9월 수중탐사로 ‘금옥만당(金玉滿堂)’, ‘하빈유범(河濱遺範)’ 명문이 찍힌 청자를 포함한 중국 남송대 청자(조각) 500여 점을 추가로 수습했다.

이번 수중발굴조사는 지난해 9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수중탐사 이후정밀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이뤄졌다. 기존 조사는 해저에 흩어졌던 유물을 수습하는 과정이었다. 이번 조사는 해저에 쌓인 모래를 제거하면서 해저상의 유물양상을 수중고고학적 조사방법으로 처음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발굴조사 결과, 좁은 범위(10m×30m)에서 인장, 인장함뿐 아니라 도자기 조각 400여 점도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신창리 수중유적에서 발견된 다량의 남송 시대 도자기는 당시 중국, 한국, 일본 간의 해상교류를 보여주는 대표적 증거다.

일본 가고시마(鹿兒島) 아마미오섬(奄美大島) 쿠라키자키(倉木崎) 수중유적에서도 같은 양식의 도자기들이 확인됐다.

인장의 경우 선박에 타고 있던 상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해양교류 등 관련 연구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