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설’ 폴 스미스 “모든 답은 자기에게서 나온다는 확신 가져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8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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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그의 전시회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스미스’를 소개하며 
한국 디자이너에게 창의성과 독립성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DDP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선 폴 스미스가 디자인한 
의상을 비롯해 그가 수집한 명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GIC cloud 제공
세계적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그의 전시회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스미스’를 소개하며 한국 디자이너에게 창의성과 독립성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DDP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선 폴 스미스가 디자인한 의상을 비롯해 그가 수집한 명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GIC cloud 제공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입니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대기업에 인수되는 경우가 많아 창의력이 오염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8일 한국을 찾은 세계적 디자이너 폴 스미스(73·사진)는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개관 5주년을 맞아 열리는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전시회 소개 행사에서 한국 디자이너와 젊은 학생들에게 ‘창의성’과 ‘독립성’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전 세계에 수많은 패션 브랜드가 즐비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은 결국 자신만의 영감과 스타일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거울을 봤을 때 나를 보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면서 “자기 자신이 유일하다는 것을 알고, 모든 답이 자기에게서 나온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폴 스미스는 대기업에 속해 있거나 합병되지 않은 독립 브랜드”라며 “폴 스미스는 폴 스미스(Paul Simth is Paul Smith)”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폴 스미스가 개성을 강조한 것은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DDP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회가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와 학생들을 주로 겨냥하고 있어서다. 폴 스미스는 한국의 ‘패션 떡잎’들을 위해 그의 작업공간과 자신의 머릿속을 형상화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영감받는 방법을 밝히는 데 소극적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시도와 배려를 한 것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에게 어떻게 출발하면 되는지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이라면서 “많은 젊은이들과 대학생이 찾아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직접 디자인한 의상, 사진, 페인팅, 오브제 540여 점과 수십 년간 수집한 명화, 팬들의 선물, 2019 봄여름 컬렉션 의상 등 1500점을 선보인다. 폴 스미스의 첫 번째 매장인 영국의 노팅엄 바이어드 레인 1호점의 모습도 전시장에 구현했다. 그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사무실을 재현한 공간을 비롯해 그의 머릿속 상상력을 표현한 공간도 있다.

폴 스미스는 자신의 브랜드가 진화한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초기 폴 스미스의 매장 크기는 가로, 세로 각각 3m 밖에 안 되는 작은 공간이었다”면서 “밥벌이가 안돼 이 매장조차 매일 열지 못했고 생업도 따로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패션쇼를 열려면 큰 돈이 드니 내가 머문 호텔 방의 침대를 정리하고 그 위에 셔츠와 옷을 전시했다”면서 “월, 화, 수요일이 지나 목요일 오후 4시에 첫 손님이 등장했는데 이게 폴 스미스의 시작이었다”면서 웃었다.

패션업계에서 폴 스미스는 창조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달성한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다. 1946년 영국 노팅엄에서 태어난 그는 디자인 관련 자격증도 없이 1970년 노팅엄의 작은 뒷골목에서 첫 매장을 낸 후 ‘위트있는 클래식’이란 디자인 정체성으로 ‘폴 스미스’를 ‘비비안 웨스트우드’ ‘랄프 로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탁월한 사업 능력을 발휘해 전 세계 73개국에서 16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5년 여왕수출공로상을 받았고 2000년에는 영국 패션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았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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