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누릴 수 있었지만…일제 강점기 간호사들, 조국 광복에 헌신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7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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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간호사들도 독립만세운동이나 군자금 모집 등을 통해 광복 활동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간호협회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세미나 ‘독립운동가 간호사를 만나다’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강영심 이화여대 이화사학연구소 연구원은 “일제 강점기 한국 간호사들은 식민 통치하에서 전문직의 특권을 누릴 수 있었지만 오히려 직업적 특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조국 광복운동에 헌신했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3·1운동 당시 일제의 유혈진압으로 인한 부상병들을 보면서 간호사의 필요성을 절감한 여성들이 간호부양성소에 입학하면서 간호사가 증가했다. 이후 간호사들은 독립운동단체에서 활약하면서 군자금 모집, 여성운동 등에 나선다.

대한민국애국부인회에 소속돼 군자금을 모금하는 데 앞장선 세브란스 간호사 이정숙(1899~?)이 대표적이다. 1920년대 항일여성운동단체 근우회의 발기인단 40여 명 중 한 명인 정종명(1896~?), 1928년 학생만세운동을 주동한 혐의로 체포된 한신광(1902~1982), 의용단에서 활약한 김태복(?~1933)도 모두 간호사였다.

국외 항일단체에서도 간호부 양성에 나섰다. 러시아 연해주의 부인독립회에서는 1920년 미국 적십자사의 도움으로 간호부를 설립했다. 상하이 임시정부에서는 1920년 적십자간호원양성소를 설치하고 간호학과 의학 수업을 진행했다. 모두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하는 독립군 간호를 위해 세워졌다.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그만큼 의료 방안의 중요성도 의식했다는 뜻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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