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선 닭강정이 별미… 부산 오면 밀면 꼭 먹어야지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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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먹는 것 말고 뭣이 중헌디!… 지역별 ‘넘버2’ 먹거리

섬진강의 명물인 재첩, 인천이 원조인 자장면, 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부산의 돼지국밥…. 모두 지역을 상징하는 먹거리다. 스포츠로 치면 지역의 대표선수들이다. 휴가를 가면 이들 음식을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야구 경기에서 명투수를 받쳐 주는 노련한 포수가 있듯이 지역마다 대표 음식 못지않은 먹거리가 있다. 입맛에 따라 ‘나만의 대표 음식’을 찾아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1] 경남 하동 참게가리장

섬진강을 끼고 있는 경남 하동군의 대표 음식으로 재첩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참게가리장’도 빠질 수 없는 먹거리다. 참게가리장은 참게를 통째로 갈아서 들깨, 콩가루, 율무 등을 갈아 함께 버무려 만든다. 갈아서 만들고, 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가리(가루의 방언)장’이다. 맑은 국물이 아니라 뻑뻑한 죽처럼 생겼다. 참게가리장은 크기에 따라 3만∼5만 원을 받는다. 하동읍 하옹, 돌티미식당, 이화가든, 섬진강포구식당 등에서 맛볼 수 있다.
[2] 인천 물텀벙이

인천이 원조인 음식이 자장면이라면 인천 시민이 사랑하는 음식은 물텀벙이다. 인천 남구 용현동 일대에는 물텀벙이를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물텀벙이 특색 음식 거리’가 있다. 동구 송림동에도 ‘현대물텀벙’ 등 곳곳에 전문 음식점이 있다. 물텀벙이는 아귀의 별칭이다. 머리가 크고 배만 불룩한 아귀는 생김새가 흉할 뿐만 아니라 살이 없어 그물에 걸리면 어부들이 재수가 없다고 다시 바다에 던졌던 물고기였다. 물텀벙이란 명칭도 어부들이 다시 바다에 던질 때 ‘텀벙’ 하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3] 강원 속초 닭강정

백두대간 서쪽인 강원 춘천에 닭갈비가 있다면 동쪽인 속초에는 닭강정이 있다. 주말과 휴일이면 속초 대포항과 동명항에는 싱싱한 회맛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곳 못지않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속초의 먹거리가 바로 속초관광수산시장의 닭강정이다. 주말과 휴일이면 닭강정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현재 수산시장 안에는 닭강정 점포가 14개 있다. 점포마다 매출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더덕 고추 마늘 땅콩 등 각자 독특한 재료와 맛을 자랑한다. 가격은 박스당 1만7000∼1만8000원. 200도를 넘나드는 고온의 가마솥에서 튀기기 때문에 식어도 바삭함이 유지된다.
[4] 충북 단양 마늘정식

충북 단양은 육쪽마늘로 유명한 고장이다. 단양 마늘은 한지형 마늘로, 석회암 지대의 황토밭에서 재배돼 맛과 향이 독특하고, 맵고 단단해 저장성이 강한 게 특징이다. 이 마늘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 읍내 곳곳에 있다. 마늘 약선 음식, 마늘 한정식, 마늘 떡갈비, 마늘 순대, 마늘 만두, 흙마늘 닭강정 등으로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발동한다. 이옥자 단양군 음식문화연구소장은 “가장 인기 있는 마늘 떡갈비는 국산 돼지 앞다리살에다 매실청과 참기름 등 국산 천연 재료를 이용한다”며 “맛은 물론 건강에도 최고”라고 말했다.
[5] 부산 밀면

밀면은 부산에서만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국수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이 있다. 구포 국수, 돼지국밥 등과 함께 6·25전쟁을 전후해 생겨난 피란 음식이다. 당시 북한 출신의 실향민이 냉면이 먹고 싶었지만,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을 구하기 어려워 부산항을 통해 들어온 구호물자인 밀가루에 감자 가루를 섞어 면을 뽑아 냉면 대용으로 먹으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는 밀면 집이 350여 곳에 이른다. 부산진구 서면의 ‘춘하추동’, 연제구의 ‘가야할매밀면’ 등 두 곳이 부산시 지정 향토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

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 / 인천=차준호 기자
#밀면#닭강정#식도락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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