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친절해보이는 옆집 사람, 혹시 뉴스 속 살인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0일 03시 00분


◇친밀한 범죄자/웬디 L 패트릭 지음·김경영 옮김/320쪽·1만5000원·RHK

여중생 딸을 폭행 살해한 뒤 11개월간 시신을 방치한 아버지가 최근 뉴스 사회면을 장식했다. 그는 목사이자 한 신학대학의 겸임교수였다. 이웃들은 그를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가 경찰에 체포된 후에도 일부 동료 교수와 학생들은 “절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동정론을 폈다.

위험한 사람을 우리가 쉽게 믿는 이유는 뭘까. 미국의 현직 검사인 저자는 “그들이 겉보기에 대단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가장 위험한 사람들’은 변장을 능숙하게 할 만큼 영리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책은 이들이 좋은 외모, 권력, 지위, 다정함을 비롯한 10가지 매력 요소 중 하나 이상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피해자에게 쉽게 접근한다고 충고한다. 즉, 우리는 누군가를 실제로 잘 아는지와 상관없이 그 사람이 잘생기거나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혹은 나와 닮은 점이 있거나 자주 마주쳤다는 사실만으로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한다는 것.

범죄의 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해 잘 아는 법밖에 없다. 저자는 이를 위해 내 주변 사람들의 플래그(FLAG)를 살피라고 조언한다. 플래그란 관심사(Focus) 생활방식(Life style) 주변인(Association) 목표(Goal)의 알파벳 앞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예컨대 범죄 성향을 보이는 사람일수록 자기도취증이 있고, 재산이나 지위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는 것. 또 이 네 가지 요소가 서로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처럼 ‘늘 깨어 있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다. 다만 주변 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위험을 예방할 뿐 아니라 “기존 관계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전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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