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동성애 찬성-동조 목회자 출교 조항 신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기총 이어 反동성애 움직임 강화… 美교회 ‘수용’ 태세 국내 차단 포석
관련 책 출간한 NCCK 방문 시위도

최근 개신교계에 동성애 문제가 뜨거운 논란거리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2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 연임에 성공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올해 한기총의 주요 계획 중 하나로 ‘동성애 합법화 반대’를 꼽았다.

앞서 한기총은 지난해 12월 31일 성명을 내고 “동성애에 빠진 소수자들도 차별 없이 사랑하지만 동성애는 죄이며 창조의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동성애를 옹호하는 일련의 행위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는 최근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개신교계에선 처음으로 동성애와 관련한 징계 조항을 신설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목회자가 동성애를 찬성, 동조했을 경우 정직 면직은 물론이고 출교(교적 삭제, 교회 출석 금지)까지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최근 개신교계가 동성애 문제로 시끄러워진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12월 1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동성애에 대한 이해를 담은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책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출간한 것. NCCK는 당시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한국 교회가 공론의 장에서 동성애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의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NCCK 사무실을 찾아 김영주 NCCK 총무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멀게는 지난해 6월 미국이 동성애 결혼을 합헌으로 인정하고 미국 장로회 일부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자 보수성이 강한 한국 개신교계가 이를 사전 차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신교계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다. 진보적 성향인 기독교장로회(기장) 역시 지난해 총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목회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청원이 상정됐으나 60%의 반대로 기각됐다.

NCCK 관계자는 “세계 교회가 점차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추세여서 국내 교계에서도 혐오만 하지 말고 건강한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인데 이 문제가 너무 불거져 교계의 다른 중요한 문제까지 묻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감리교#동성애#캐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