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 곡에 춤을 입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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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일 홍신자 데뷔 40주년 무대

‘네 개의 벽’에서 무용가 홍신자 씨는 네 개의 벽을 맴돌고 꽃잎을 쥐어뜯으며 고독과 비탄에 잠긴다. 이원아트팩토리 제공
‘네 개의 벽’에서 무용가 홍신자 씨는 네 개의 벽을 맴돌고 꽃잎을 쥐어뜯으며 고독과 비탄에 잠긴다. 이원아트팩토리 제공
무용가 홍신자 씨(73)가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신작 ‘아리아드네의 실’과 새롭게 단장된 ‘네 개의 벽’을 함께 무대에 올린다. 20∼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 2부로 나뉘어 공연될 이 작품들은 미국의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의 음악에 춤을 입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1부에 선보일 신작 ‘아리아드네의 실’(20분)은 남녀 무용수 한 쌍이 케이지의 ‘위험한 밤’ 피아노 선율에 맞춰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의 지혜로운 사랑을 춤사위로 풀어낸다. 아리아드네는 괴수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하러 미궁에 들어가는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실을 선물한 주인공이다. 홍 씨는 “사랑의 힘과 사랑에서 비롯된 지혜로 위기를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실은 시간, 생명줄, 사랑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2부 ‘네 개의 벽’에서는 홍 씨의 독무가 70분 동안 펼쳐진다. 지난해 케이지 탄생 100주년을 맞아 홍 씨가 선보인 작품을 더 드라마틱하게 가꿨다. 동명의 케이지 음악을 배경으로 문이 없는 네 개의 벽에 갇힌 채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인간의 갈등과 공허감을 표현한다. 피아노의 흰 건반만 사용하는 독특한 곡에 맞춰 홍 씨가 의자 위에 엎드려 팔다리를 휘젓고 바닥에서 꽃을 흩뿌린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26, 27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 29일 창원 3·15아트센터 소극장으로 이어진다. 3만∼5만 원. 02-2272-2152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홍신자#아리아드네의 실#네 개의 벽#존 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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